이별을 고하는 나와 너에게

episode 17.

by 상희

관계의 시작, 중간, 끝 중 가장 힘든 부분이 어딜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끝'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랜 시간 동안 울고 웃으며 이어왔던 관계를 마무리 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움은 내담자에게도, 상담자에게도 같다. 이별은 늘, 누구에게나 힘든 법이니까.

그래서 오늘은,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상담의 '종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마음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어요


상담은 항상 끝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끝이 있기에 함께 견뎌온 이 여정을 더욱 깊고 의미 있게 만든다.


보통 상담이 종결되기 2주 전, 내담자에게 상담의 종결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럴 때 내담자가 느끼는 감정은 '불안'이다. 내담자는 상담자 없이 현실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도 그동안 선생님께 말씀드리면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는데, 이대로 상담을 종결해도 정말 괜찮은 걸까요?"


그 말을 들으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지금까지 멋진 변화들을 보여줬음에도, 내담자는 '상담자 덕분에'라는 말을 쓴다. 그리고 마치 상담이 끝나게 되면, 지금까지 일궈온 모든 변화도 함께 사라질 것처럼 말한다.


"너무 불안하다면 상담을 연장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전 OO씨가 상담을 종결해도 될 만큼 많이 안정되었고, 상담 목표들도 스스로 이뤄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불안한 표정을 짓는 내담자에게 얘기한다.

상담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상담에서 연습해 나간 것들을 스스로의 삶 속에 적용해 나가는 것이라고.

상담자와 함께 변화들을 만들어갔지만, 그걸 실천해 나갔던 힘은 내담자 안에 있다고.

상담의 끝은 항상 슬픔과 아쉬움을 가져오지만,

그럼에도 상담에서 나눴던 얘기들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을 거라고.


"상담이 끝나더라도, OO씨 안에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남아있어요.

그게 OO씨를 위한 길로 인도해 줄 거예요."



종결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홀로 설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


결국 상담의 종결일이 찾아왔다.

내담자와 상담을 통해 나아졌던 부분들, 그리고 상담이 종결된 후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나눴다. 2주간 종결을 연습했음에도 내담자는 여전히 이별에 대해 속상해하는 눈치다. 사실 상담자도 그렇다. 서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나는 내담자에게 담담히 말했다.


"OO씨, 마지막 상담에서 OO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희 상담은 오늘로 끝나더라도, 마음속으론 늘 OO씨를 응원하고 있을 게요.

OO씨가 이후에 나아가게 될 길들을 응원할게요.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OO씨 옆에 있을게요."


내 말을 듣던 내담자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종결 상담이 끝난 뒤, 눈물을 훔치며 상담실을 나서는 내담자를 본 동료들은 가끔 농담처럼 말했다.


"선생님 내담자들은 꼭 종결 상담 때 울더라. 종결한다는 건 슬픈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 건데."


맞아요, 제 내담자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간 거예요.

떠나가는 내담자에게 마음속으로 전한다.


그동안 뜻깊은 여정을 함께 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요.

우리의 상담은 끝나더라도, 그 여정은 사라지지 않음을 알아주기를.

걸어가는 발걸음 속에서, 우리의 경험이 늘 든든히 받쳐주고 있음을 기억하기를.

상담의 종결이 하나의 시작점이 되어, 비록 불확실할지라도 의미 있는 길을 한 걸음씩 걸어가기를.

이곳, 상담실에서 응원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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