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작은 아이는 태권도 차를 타고 한 시간 거리로 1품 심사를 받으러 갔다. 곧이어 우리 부부도 뒤따라갔다. 창밖에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먼저 도착했다는 아들이 메시지를 받고 우리도 부지런히 체육관에 도착했다. 수백 대의 차들 속에 운 좋게 정문옆에 차를 주차하고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작은아이가 빨간 띠를 매고 맨발로 사범님을 따라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반갑게 작은 아이의 등짝을 치며 "아들 파이팅!"
누군지 뒤를 돌아보는 작은 아이는 엄마인걸 확인하고 '씨-익'하고 활짝 웃으며 멀어진다. 서둘러 작은 아이 모습이 잘 보일 2층으로 올라가 심사위원석 뒤편에 선다.
작은 아이가 늦게 시작한 태권도지만 벌써 일 년이란 시간이 흘러 품띠를 따기 위해 집안에서 열심히 발차기를 하고 "엄마 이거 봐 바"하며 보여 주었던 모습이 떠올랐다.
저 아래 작은 아이가 입장했다. 손을 번쩍 흔들어 작은 아이에게 신호를 보낸다. 아이가 잘 보이게 초록 모자를 썼는데 초록 모자라 눈에 잘 띄었나 보다. '씨-익' 웃는 작은 아이다.
순번에 맞춰 등장했다. 8장이 나온다고 확신해서 열심히 연습했는데 2장과 4장이다. 다 외웠다는 작은 아이였고 작은 동생들 옆에 듬직하게 서서 최선을 다하고 집에서 보다 더 열심히 해내는 모습이 기특해서 자꾸 미소가 번진다. 겨루기는 코로나 이후 대결하지 않고 혼자서 겨루기 동작을 뒤차기를 두 번씩 해가며 잘 해냈다.
"잘했다!"
심사를 끝내고 차에 올라탄 작은아이 "엄마 배고파 죽겠어"
"뭐 먹고 싶어?"
"돈가스"
짧은 시간 동안 맛집을 찾아 지인찬스도 쓰고 검색을 했다. 해안도로를 따라 달려 도착한 통나무로 된 분위기 좋은 돈가스집이다. 들어서는 입구에서 기분 좋은 돈가스냄새가 난다. '맛집인데'하며 돈가스와 양념치킨을 시켰다. 두 테이블정도 다른 팀이 있었고 이내 테이블이 꽉 찼다. '나는 사람을 몰고 다닌다 깐'하며 우쭐하는 마음으로 주문한 돈가스를 한입 먹는 순간! "오!", 신랑도 고기의 두께와 맛을 보며 만족하는 표정이다. 작은 아이도 탄성을 지른다. "음~ 맛있다!" 다행이다. 배고플 때 맛있는 집을 찾아서 다행이고 배고팠을 작은 아이 입에 맞아서말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둘은 또 나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500년 전통의 줄다리기 행사에 신랑은 봉사활동을 하고 작은 아이는 에어쇼를 보러 가기 위해서다. 나는 큰 아이 기숙사를 보내기 위해 대기했다가 작은 아이를 데리러 가기로 했다.
큰 아이를 태우고 가는 차 안에까지 하늘에 비행기 여러 대가 분주하게 그리고 요란스럽게 하지만 멋있게 열을 맞춰 날아간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엄마 운전에 집중해!" 큰아이의 호통소리에 운전대를 부여잡고 터미널에 도착했다. "아들 주말에 보자", "어" 무심한 듯 서둘러 내려 한 손을 들어 올려 인사를 하는 큰 아이다. '너는 이렇게 무심하지만 엄마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거 안다. 잘 지내고 또 보자' 운전대를 돌린다.
작은 아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다. "엄마 나 아빠차에서 잤어. 졸려"
"그래! 푹 자. 엄마가 천천히 갈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작은 아이는 입을 벌리고 잠이 들었다.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출발하며 '푹 자라 아들 오늘 많이 피곤했겠다' 작은 아이 가슴을 쓰다듬어 주었다. 언덕을 오르는 길 시속 30km 도로에서 나는 17km로 달린다. 표시등에서 '엄지 척'하며 표시됐다. 잘했다고 칭찬해 준다. 0.1초 기분이 좋았다. '나 칭찬받았네'하며 말이다.
바쁨속에서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가고 바람처럼 흐르는 속절 없이 날들, 도로표지판에서 받은 엄지 척은 그동안 이곳까지 데리고 온 두 아이의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지금의 나에게 주는 칭찬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