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독서를 하고
가을이 오면
낙엽을 밟으며
과거로 돌아가야지
생각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나는 벌써 가을로 왔다
가을이다
낙엽이 내리고
나무가 부담을 내려놓는 계절
가을엔
독서를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
다 먹어버린 마음 때문인지
나는 또 독서를 놓고
겨울엔
눈이 오겠지 아마
새하얀 날씨가 이어갈 즈음엔
내년이 오지 않을까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시간이 지나다 보면
또 가을이 올 거야
나는 또
독서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대출만 한 책들 사이에서
그렇게 하루를 보낼 거고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