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행운의 씨앗을 뿌리는 시간"
겨울 아침, 잠에서 깨어나 보려고 유튜브에서 아침 확언을 틀어본다.
그래도 일어나기 힘들어 강아지를 쓰담쓰담하며 버텨보지만…
다시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보니 출근 시간 임박!
아아… 오늘도 지각이다.
마음이 급하다. 아이의 아침상을 차리고, 가방에 이것저것 먹을 만한 것을 빛의 속도로 주워 담는다. (소중한 내가 절대로 아침을 굶게 하지 않겠다!)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운전 중 오토바이 굉음이 들리는데, 주변에는 내 차밖에 없다.
속도를 줄이니 소리도 따라 줄어든다. 갓길에 차를 세운다.
역시나… 타이어 하나가 주저앉아 있다.
"내가 요즘 살이 쪄서 그런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ㅠㅠ
긴급하게 연락을 돌린다.
보험사에, 남편에게, 회사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니, 비로소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떡 본 김에 제사나 지낼까?"
보험사 타이어맨 아저씨를 기다리며, 이왕 이렇게 된 거 잠깐이라도 여유를 누려보기로 한다.
긴박하게 돌아가던 이른 아침, 차 안의 무거운 공기를 환기시키고, 맑은 산 공기를 깊이 들이마신다. 그리고 숨을 내쉬며 잠시 동안 밀려오는 피로를 흩어 보낸다.
정신이 맑아짐과 동시에 본능이 말했다. "야, 너 아침 아직 안 먹었어." 너무 중요한 미션을 잊고 있었네...
나는 삶은 달걀과 딱딱한 소보로빵, 그리고 초코우유(사실 애 꺼)를 천천히 음미하며 먹는다. 급하게 챙긴 것들이지만 이렇게 차분하게 먹으니 맛도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밖으로 나와 공원을 한 바퀴 돌며 사진을 찍고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즐긴다.
같은 오전의 시간이지만, 여유를 가지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곧 수리기사 아저씨가 도착하시고 타이어 수리는 금세 끝났다.
그리고 나에게 그 잠깐의 브레이크는
지각을 정당화 하는 완벽한 알리바이와 볼록한 배, 그리고 맑아진 정신을 남겨줬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운전을 하며 유튜브를 켠다. 알고리즘이 내 마음을 알았는지, '아침 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책을 낭독한다.
"아침은 행운의 씨앗을 뿌리는 시간"
낭독을 들으면 더 피로해졌는데 오늘은 문장 하나하나가 유독 마음에 와닿아 가슴속에 스며들며 나를 치유하는 것 같다.
오늘의 타이어 펑크로 인한 15분은 바쁜 아침을 보냈던 나에게 멈춤이 아니라 쉼으로 다가왔다.
"나는 오늘 행복하기로 선택한다."
(P. S. ...그래서인지 몸이 일하기를 거부해서 힘들다. 상한 씨앗을 심은 걸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