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꼼 연 창으로 들어온 찬 바람

by 눈항아리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갑니다. 글쓰기에 이와 같이 꾸준한 주제가 또 있을까 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위해 연재와 같은 시스템은 정말 감사입니다. 월화수목금토 꾸준한 글쓰기를 위해 시작합니다. 일요일은 쉬는 날, 월화수목금토 출퇴근 길 출발합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모아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엮는다는 건 참 오묘한 기분입니다. 산타할아버지의 선물 보따리를 선물로 받아 모두 품고 있는 듯한 느낌이지요. 이 선물을 나누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똑같은 밥을 먹고 똑같은 푸닥거리 같은 아침 준비 시간을 거쳐 우리는 차에 오른다. 지지고 볶고 사는 하루의 시작은 늘 대단하다. 아침의 부산함을 마무리하고 하루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출근길 운전 시간. 차량이라는 밀폐된 좁은 공간 속에서 커다란 몸을 구겨 넣고 도란도란 모여 앉은 우리의 이야기는 늘 같으면서도 새롭다.


바로 옆에서 울리는 서로의 음성이 귀에 바로 와 박힌다. 서로 틀어놓은 음악이 또 좁은 공간에서 만나 충돌한다. 보고 싶은 핸드폰은 강제 종료할 수밖에 없다. 팔을 뻗으면 누가 맞았다고 앵앵거린다. 한 명에 하나 이상 들고 타는 짐가방은 차 안을 가득 채운다. 잠이 오니 눈을 감고 꾸벅꾸벅하는데 두런두런 말소리가 광폭으로 울리는 구조는 시끄러움을 배가 시킨다. 그런데 실려는 가야 한다. 어른의 말씀은 또 들어야 한다. 식구라도 평소 다른 공간에 사는 우리, 이렇게 장시간 강제로 함께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매일 출퇴근(등교) 길 차 안에서의 주고받음이 서로 바쁜 우리를 위한 통로인 것 같다. 나만 그럴지도? 아이들은 온 가족의 밀접접촉이 불편한 것도 같다.


좁은 차에서 귀는 열어 두고 부대끼는 말은 줄이고 밖으로 시선을 두고 간다. 말은 줄여야 한다.


엄마는 말을 하며 운전을 한다. 출근 시간 큰 아이 둘은 늦었다고 투덜거린다. 퇴근길 차에서 큰 아이 둘은 음악 감상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엄마는 말을 한다. 꼬마 둘은 서로 말을 한다. 큰 아이 둘은 조용히 하라고 한다. 출근길은 그나마 좀 조용하다. 꼬마 둘이 아침에 잠이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퇴근길은 둘이 나란히 앉아 게임을 하고 싸움질을 하고 난투극도 벌인다. 차를 몰고 가면서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사람이 좁은 곳에 함께 오래 있으면 안 된다. 넓은 집에 살고 싶은 욕구가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그래서 늘 시선은 밖을 둔다. 운전을 하니 밖에 두어야 한다. 룸미러로 찌릿! 눈을 부라리고 커다란 목청을 가다듬은 후 평온함을 가장하고 시선은 광활한 자연에 두어야 한다.


좋다. 가을바람. 빼꼼 연 창으로 거세게 밀려 들어오는 찬 바람이 숨통을 트이게 해 준다.




빼꼼 연 창으로 들어온 찬 바람

찾았다.

출근길 선물.

당신에게 주려고 가져온 가을바람.

그런 바람을 많이 찾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