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비행기 꼬리 구름을 타고

by 눈항아리

매일 등굣길이 아름답기만 하면 인생 심심할 터. 그래서 아이들은 종종 싸우고 치고 박는다. 쫑알거리는 비아냥거림을 장착한 말싸움은 기본이다.


복실이는 바쁜 둘째 오빠에게 신발 신기 새치기를 당했다. 신발 찾아 삼만리를 하다 밀쳐진 연약한 소녀는 운다. 밀쳐진 처량한 초등학생은 자신보다 연약한 오빠에게 화풀이를 한다. 현관 중문을 떼어버리고 싶은 엄마의 심정을 아이들은 알까.


등교 시간이 아슬아슬하다. 우는 아이를 안아 달랠 새도 없이 태격태격 하는 꼬마 둘을 차에 태웠다. 말싸움은 끝이 없다. 룸미러로 보니 둘의 머리가 중앙으로 모였다 헤어졌다 한다. 아침의 평화와 고요, 아름다움, 시골의 한적한 풍경은 온 데 간 데 없다. 시끌시끌 쫑알쫑알 끝나지 않는 결론도 없고 승자도 없는 남매의 말싸움은 계속된다. 그즈음 운전자의 분노 게이지가 올라간다. 국도를 타기 전에 마음을 진정시켜야 한다. 잠시의 환기가 도움이 된다.


차를 세웠다.


“다 싸우고 나면 가자. ”


최대한 화난 티를 내지 않고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다 싸웠어? “


이미 차를 세우면서 아이들의 소리는 사라졌다. 아이들의 싸움을 가라앉히고 내 마음도 가라앉히고 다시 출발한다.


국도를 올라타면서 운전자 뒤에 앉은 두 꼬마에게 당부의 말씀을 한다. 복실이에게 당부의 말을 하면 달복이가 혼자 떠든다. 달복이에게 당부의 말을 하면 복실이가 뭐라 뭐라 그런다. 맨 뒷자리에 타는 날엔 입이 근질근질해서 어떻게 앉아 오는 건지 원. 오랜만에 꼬마들에게 아침 잔소리 대잔치를 하고 나서 그런가 새파란 하늘처럼 마음이 깨끗해졌다. 엄마의 마음은 말, 잔소리, 당부 등을 쏟아내면서 맑아지나 보다. 차량 에어컨도 없이, 온풍기도 없이 참으로 따뜻한 주행이었다.


학교 근처 골목길에 차를 세우자마자 달복이는 쌩하니 달려갔다. 복실이와 둘이 손을 잡고 깔깔거리며 골목길을 걸었다. 황갈색 나비가 날아오르는 것 보며 손짓하고 미니 사과만 한 대추를 보며 감탄했다. 남의 집 마당에 달린 대추가 얼마나 탐스러운지.


노래도 부른다.


간다 간다 간다 간다 골목길로

간다 간다 간다 간다 넓은 길로

간다 간다 간다 간다 뛰뛰빵빵

랄라랄라 자동차.


개사

간다 간다 간다 간다 달복이 간다.

간다 간다 간다 간다 복실이 간다.

간다 간다 간다 간다 모두 갔다.

랄라랄라 신난다!


복실이는 생존수영이 있는 날이라 학교에 가까워지자 더 기분이 좋아진다. 물놀이장에 가는 기분인가 보다. 평소와 다르게 교문 앞 포옹도 찐하게 하지 않고 가볍게, 뽀뽀도 건너뛰고, 모퉁이 돌아갈 때 커다란 손하트도 안 만들어주고 마구 뛰어 들어갔다.


아이 넷 등교의 완성!


산과 들과 나무 하나 없는

주택가 골목길 아스팔트를 밟으며

전깃줄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어수선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도

저 하얀 비행기 꼬리 구름을 따라

날아간다.

간다 간다 간다 모두 갔다!


출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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