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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은 모두의 영역입니다

by 눈항아리 Mar 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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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개기를 하루 거르니 많이도 쌓였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가볍습니다. 가족들을 부르면 누구든 거실의 빨래터로 모입니다. 느릿하지만 오기는 합니다. 아이들에게 도움 청하는 일이 이제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왜 그동안 가족들에게 집안일을 나누는 것이 어려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살림은 주부 고유의 영역이라 생각한 건 아닐까요? 처음 빨래 개기를 시작할 땐 마음 수련이라 생각하고 시작했으니까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아이들의 모든 빨래를 내가 다 정리하겠다 마음먹었지요. 빨래 하나를 못 개갰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생겼습니다. 마음을 다잡으며 매일 빨래를 개니 어느 순간 가족들이 옆에 있었습니다.

싱크대를 마구 어지르며 누군가 음식을 하고 있으면 내 영역에 누군가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찜찜한 기분 느껴보셨나요? 저만 그런가요? 이제는 조금씩 그런 영역 구분을 조금씩 내려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동의 공간. 가족 공동의 일. 그걸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집안일을 해! 강요가 아닌, 서로에게 부담이 아닌, 자연스럽게 받아들임. 나의 영역이 아닌 우리의 영역. 우리 집은 우리 공동의 영역입니다. 이제 나 스스로 집안일이라는 영역을 가족 공동의 영역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받아들임이 아니라 내어 주는 걸까요? 영역 싸움은 이제 그만.

내 일이라고 고집하던 일을 내려놓기.

“자 모두 모이세요. 빨래 갤 시간입니다. ”

빨래산이 금방 사라졌습니다. 놀랍습니다. 모두의 힘은 대단합니다.

마음으로부터 내려놓기. 살림을 내려 놓는 것이 아입니다. 주부의 욕심으로 혼자만 하려고 하지 않기 입니다. 저는 첫 문을 연 것 같습니다.


가족들 누구에게나 집안일의 문을 열어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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