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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생강차

나에게서 잊힌 기억들

by 눈항아리 Mar 12. 2025

자주 실수를 한다. 바쁜 시간 사소한 실수는 웃음을 가져온다. 가끔은 배꼽이 빠지게 웃는다. 무료한 일상에 웃음을! 웃음만 주겠는가, 실수가 때로 획기적인 발견이 될 수도 있다. 나는 믿는다.


자몽과 생강이 만났다. 의도한 것은 아니다. 레몬차, 자몽차, 생강차, 유자차, 또 생강차를 줄줄이 만들어 놓고 데코레이션을 올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소한 실수일 뿐이다. 투명 유리컵에 생강청을 넣었다. 자몽 슬라이스를 퐁당 떨어뜨리고 앗차 싶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생강도 자몽도 구할 수 없었다.


이런 조합도 탄생할 수 있다. 레몬과 생강 조합도 꽤나 괜찮다고 한다. 레몬과 동급으로 잘 나가는 자몽이니까 어쩌면 자몽과 생강도 은근 잘 어울릴 수 있지 않을까? 자몽생강은 아무도 시도해 보지 않은 환상의 조합은 아닐까? 포스트잇도 페니실린도 실수가 만들어낸 발명품이지 않은가. 내가 만든 우연이 대박 상품일지 또 누가 알겠는가.


궁금했다.

뜨거운 물을 부었다.

맛이 정말 매우 안 어울린다.

내가 안 좋아하는 맛이다.  

나는 생강도 자몽도 안 좋아한다.

찬물을 부어 볼까?

생강과 자몽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먹여봐야겠다.


일하는 중 잠시잠깐의 깜빡임이 가져온 실수, 자몽생강차. 맛은 별로였지만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볼까’ 하는 설렘 가득한 도전의식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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