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반복되는 시련과 변화 속에서

by 눈항아리 Mar 13. 2025

한 무더기의 빨래를 수월하게 정리했다.

운동 후 홀로 가볍게.

남자 셋은 모두 운동을 하러 갔고

달복이는 먼저 씻고 잠자러 갔고

복실이는 긴 운동으로 기분이 너무 좋다.

빨래 산도 아니고

빨래 언덕도 아니고

소파에 얇게 한 겹 깔려 있는데

그냥 하루 넘어갈까 고민되었다.

곰도 100일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는데

끝까지 해보는 거야!

굳은 마음을 먹고

운동 후 다져진 팔과 다리를 움직였다.

몸을 움직이기 위해

늘 마음을 먼저 움직여야 한다.

오늘은 곰이 도와줬다.

웅녀야 고맙다.

방학 설거지의 여파로

팔은 여전히 후들후들하다.

가을의 시련만이 시련이 아니다.

늘 닥쳐오는

마음의 나태함만이 시련이 아니다.

바쁜 가을이 끝나면

겨울 방학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내려주는 게 인생이다.

방학이 끝나면  

뭐 또 끝날 것 같지만

전혀 절대 naver

그렇지 않을 것을 이제는 안다.

뭐 예전에는 몰랐던 것은 아니다.

어렴풋이  

왜 나는 이렇게

항상 힘이 들까 생각했다.

방학 후 개학은 좋기도 하지만

방학 후 신학기는

또 다른 도전의 시간이 될 테다.

 

만세를 부르기도 잠시

정신없이 일정을 짜고 바꿔야 하고

새 학기 적응으로 잔뜩 긴장한 아이들을

챙기느라

나란 엄마란 사람은

언제나 나름

시련의 시간을 보낼 것이 뻔하다.

이제야 그것이 보이는 이유는

내가 조금 자랐기 때문일까.

​​

 

안정감 있던 내 공간과 시간에

아이들이 들어오는 것이

방학이다.

변화는 늘 불편하지만

주기적으로 또는 비주기적으로

찾아오고야 만다.

변화 속에서  안정된 길을 찾으면

또 다른 변화가 찾아온다.

새로운 시스템을 짜야하는 나로선

매번 찾아오는

변화가 그리 달갑지 않다.

때로는 정말 귀찮은 일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새로운 변화 속에서

나는 더 성장할 것을 안다.

세상이라는 녀석이

인생이라는 것이

나를 그렇게 굴리고

키워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변화의 새 바람.

늘 불어오는 바람에

잔잔한 노래가  실려온다.

빨래를 개며 부르는 흥얼흥얼 콧노래


아직 넷 중 꼬마 둘이

방학을 안 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매거진의 이전글 집은 모두의 공간입니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