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이 이긴다
5월 14일 일기
포기하고 싶었다. 소셜 미디어 4시간 59분, 그중 브런치가 4시간을 차지한다. 조회수 확인에만 열을 올린 것일 뿐이다.
글은 못 올렸다. 농사 글을 쓰고 있었으나 차마 올리지 못했다. 왜 글을 쓰는지 길을 못 찾았기 때문이다. 앵앵 거리는 글 한 편을 썼을 뿐이다. 브런치에 바로 글을 쓰면 더 잘 써진다는 막연한 생각이 틀렸다는 걸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냥 메모장에 써서 옮기면 된다. 종이 공책에 펜으로 쓰면 된다.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메모도 잘 안 하고 엉망이다. 뭘 하느라 바빴지? 생각하면 그저 핸드폰 들여다보느라 바빴다.
그러던 중 유튜브 프리미엄이 끊겨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모래시계 때문에 자꾸 끊겨서 영상이 자꾸 끊기니 몰입도가 떨어졌다. 그래서 드라마를 텔레비전으로 보기도 했다. (나는 평소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다, 너무 안 보다 보니 텔레비전 켜는 방법을 모른다.) 광고 덕분에 유튜브를 완벽하게 처단할 수 있게 되었다. 핸드폰에서 유튜브를 삭제했다. 이런 결심을 하게끔 도움을 주신 유튜브 관계자님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내가 유튜브를 삭제했다는 소식에 아이들은 시큰둥했다. 언제든 다시 깔 수 있다는 걸 아이들은 알기 때문이다. 다른 길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걸 아이들도 다 안다.
“그만 봐.” 내가 그러면
“엄마도 보면서~~ 에이~” 아이들이 그런다.
그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핸드폰 보기를 중단하자. 닮고 싶은 부모가 되자. 나는 진정 존경받는 부모가 되고 싶다.
5월 14일 <핸드폰 일기 쓰기 공개 선언> 이후 나는 매일 반성의 길을 걷고 있다. 치열하게 핸드폰 싸우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매일 30개의 정도의 항목을 모니터링하고 핸드폰 결심을 한다. 잘하는 날도 있고 못 하는 날도 있다. 잘 한 날은 정말 파김치가 된 듯 기운이 쭉 빠지기도 했다. 핑계를 계속 만들어내며 핸드폰에 취해있던 날도 있었다.
유혹은 계속되었다. 나는 2중 3중으로 보안을 설계해나가고 있다. 허술한 보안체계지만 아직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꾸준함이 이긴다. 늘 경계 태세를 유지하겠다. 방심하면 안 된다. 허를 찌르고 들어오는 작은 목소리를 조심해야 한다. 귓가에 들리는 그 소리.
‘나를 봐 나를 봐.’
유튜브는 핸드폰에서 없앴다. 아직까지 삭제 중이다. 그러나 나를 믿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