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천근만근 마음은 만신창이

5월 15일 핸드폰 일기

by 눈항아리

핸드폰 2시간 7분 사용

브런치 48분 / 블로그 31분 / 유튜브 삭제 중

화면 깨우기 58회


책상에서 책을 읽을 때는 집중을 위해 핸드폰과 태블릿을 모두 치웠다. 글쓰기 후 단 10분이었지만 잠시 눈에서 사라지니 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차에서 조회수를 확인하고 싶었다. 핸드폰이 가방에 있었다. 꺼낼 시간이 없었다. 평소 같았으면 띠링띠링 울리는 문자를 확인한다며 열어보고 잠깐만 확인한다고 했을 텐데 너무 늦어서 복이에게 문자만 확인해 달라고 했다. 잘했다. 잘 참았다.


핸드폰 글쓰기는 매일, 모니터링도 매일, 수시로 나라는 감시자를 내세워야 한다.


아침 9시 30분, 핸드폰으로 자몽을 주문하고 문자를 확인했다. 빠르게 필요한 것을 둘러보고 안 나갔다. 브런치 조회수 확인, 블로그를 빠르게 훑었다. 그러다 조회수 확인을 위해 같은 곳을 또 누르는 나를 발견했다. 초 단위로 조회수를 확인할 필요가 없는데 왜 나는 습관적으로 같은 곳을 터치하고 있었을까? 확인하더라도 또 누르는 행위 금지. (이상한 사람이야)

유혹은 종일 계속되었다.

책에 집중하고자 했으나 책 보기는 잠시뿐이고 핸드폰 생각에 상사병이 날 지경이었다. 참고 마음에서 치우고 현실에서 감추고 아무리 해도 다시 생각이 났다. 더 생각이 났다. 그냥 온 마음을 핸드폰이 다 채웠다. 핸드폰과 비슷하게 생긴 그러나 크기가 전혀 다른 까만 전자기기들의 화면을 보며 핸드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꺼진 화면을 보며 핸드폰이 저렇게 암울한 상태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과 비슷한 기능을 가진 태블릿은 핸드폰의 기능을 잠시 대신해 주었으나 나에게 계속 핸드폰을 보라 부추기는 것 같았다.

순간순간 있는 힘을 다해 참았다. 힘을 다해서 그랬을까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몸이 정말 아픈 사람 같았다. 하루 종일 잠이 쏟아졌다. 몸이 무겁다. 온몸으로 핸드폰을 이고 지고 다닌 것 같다.

핸드폰을 못 봐서 글을 못 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 내 마음이 핸드폰을 사용하기 위해 교묘한 이유, 구실, 변명, 핑계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마음은 한 겹, 두 겹, 세 겹, 네 겹... 마음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내 마음은 굳건하나 늘 한쪽 마음에서는 작업 중이다. 나에게 늘어놓을 거짓말을 만들기 위해 참으로 애를 쓰고들 있었다.


종일 핸드폰을 참았다. 그리고 몸은 천근만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이걸 성공이라 볼 수 있을까? 더욱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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