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by 고운로 그 아이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

고개 숙인 사람들이 떨구고 간

공허한 시선들이 뒹굴다

목적 없는 내 발길에 부딪친다


찬바람에 옷깃을 세우고

웅크리며 걸어가는 뒷모습

굽은 등 위로

수많은 별빛이 쏟아지는 줄도 모르고

쓸쓸히 걷는 길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

저마다 외로움을 안고서도

별들은 빛나고 있다


먼 별 하나 나를 바라본다

거기, 반짝이는 너는

이 거리에서 무엇을 찾으며

글썽이고 있는지

혹시 나의 위로가 필요한지

마음이 쓰여 멈추어 선

객쩍은 내 발그림자







꽤 추워진 날, 퇴근 인파 속을 걷다가 문득 떠오른 느낌을 써 본 시입니다.

모두 옷깃을 여미고, 코트 깊숙이 파고드는 칼바람을 마주하며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고단함과 쓸쓸함이 전해져 왔습니다.

길이 미끄러울 때는 조금 숙여 방어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안전하겠지만, 춥다고 마음까지 웅크리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김장철이니 김장 얘기로 넘어가 볼까요.

글도 쓰고 김장도 해야 되니까요.

절임배추 10kg이 도착한 날 김장김치를 담갔습니다.

사실 10킬로라 해도 포기 수로는 중간치 네댓 포기, 좀 적은 것은 여섯 포기. 그 정도밖에 안 되지요. 이번에 도착한 절임배추는 2킬로가 좀 안 되는 것 여섯 포기였습니다. 덜 절여진 곳도 없고 짜지 않게 잘 절여져서 너무 수월하게 담갔습니다. 덜 절여져 빳빳하면 후처리를 좀 해야 하지요.


배추 한 포기(2킬로) 양념 비율

육수 400ml (다시마, 멸치, 북어, 무, 파 등을 우려서)

풀 - 쌀밥 양 50g에 뜨거운 육수를 부어 불렸다가 믹서에 간다

멸치액젓 3큰술, 까나리 1큰술, 새우젓 건더기 2큰술, 매실 1~2큰술, 통깨 1큰술.

다진 마늘 6~7쪽 분량, 생강 조금, 배 1/4개 갈아서,

무채 1/4개 정도, 당근채 반 개,

쪽파 한 줌, 청갓 한 줌 적당히 썰어서,

고춧가루 1컵

>>>이것이 저의 배추 한 포기(2킬로) 당 양념 비율이고, 포기 수만큼 여유 있게 만들어서 최소 두 시간 전에, 혹은 그 전날 만들어서 냉장고에 숙성시킵니다.

해물 종류는 넣지 않았고 대신 싱싱한 새우육젓을 사용했습니다.



전날 육수를 만들고 양념을 6 포기로 계산해서 만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절임 배추가 배달 됐는데 상태가 좋아서 물만 뺐습니다. 판매하시는 분이 씻으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하기에 그냥 물만 뺐습니다.



반으로 갈라 절여진 것을 1/4쪽으로 자르고 물을 뺐습니다.



하루 숙성시킨 양념에 부재료를 손질해서 버무렸습니다.



배춧잎 하나하나에 양념을 꼼꼼히 바르고 (폰을 들 수 없어 사진 생략)

남은 양념과 남은 청갓, 쪽파에 고춧가루, 매실, 액젓을 조금 추가하여 갓김치를 버무렸습니다.

배추소를 쌀밥에 얹어 맛을 보니 아주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아 서너 시간 실온에 둔 후 김치냉장고에 넣었습니다. (바로 냉장고에 넣지 않고 실온에 몇 시간 두면 배추와 양념, 부재료가 잘 어우러진다)

갓김치는 만 하루 동안 실온에서 익혔습니다.



많지 않은 김장이라 쉽게 끝냈습니다.

10킬로면 두 달 정도 갈 듯합니다.



시 내용과 김장 이야기가 부조화스럽긴 하지만 김장 신고식을 간단히 해봤습니다.

즐거운 날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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