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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운로 그 아이 Jul 16. 2024

도시의 빌딩



빼곡한 일과가 몸살처럼 욱신대다

열기마저 훌훌히 빠져나간 늦은 밤

빌딩은 검은 하늘에 긴 한숨 내뿜는다



무거운 어깨가 밤공기눌려

느지막이 퇴근한 9층 그가 눈에 밟혀

강 건너 흔들거리는 불빛만 쫓아간다



점멸등 끔뻑이며 하품을 참아 내다

첫차의 경적음을 알람 삼아 맞춰 놓고

오늘도 지친 빌딩은 얕은잠 청해 본다







'추억은 솜사탕 같아' 연재가 끝나면 시 연재를 해 볼 계획이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스쳐가는 시상을 다듬어 시를 써 보는 것이지요.

나태주 시인이 말했습니다. 시는 전광석화처럼 오는 거라고요. 머리 싸매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나태주 시인의 시는 애써 해석하려 하지 않아도 의미가 잘 와닿습니다.


사랑을 알고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고서야 사랑을 알게 되는 것 같이

시도 시에 대해 다 알고 나서 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쓰면서 알아가는 것이지요. 사실은 써 봐야 어려운 걸 알게 되는 거지요.


예전에 애들 어릴 때 명절날 차로 시골 내려가면서 길이 막히는 바람에 휴게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적이 있습니다. 소변을 참고 참다 겨우 도착한 휴게소에서 시원하게 처리하고 나온 아들이 한마디 했습니다.

"아~ 시원하도다."

얼마나 상쾌했으면 이런 읊조림이 나왔을까 싶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이렇게 불현듯 다가오는 특별한 느낌을 붙잡아 시를 적어 보는 것이 이 연재의 목적입니다.


저희 집 대문을 열면 멀리 높은 빌딩들이 보입니다.

저는 12시 넘어 아파트 복도에서 달밤에 체조하는 것이 취미입니다.

매일 빌딩을 보며 느낀 생명력을 시에 담아 보았습니다.


재밌게 봐주시고 지도편달 환영합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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