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거울을 잘 안 뜯어본다. 한창 시절에는 거울 보는 맛에 살았던 때도 있었겠지만 요즘은 거울 보면 피부과가 절실해진다. 점도 올라와 있고 착색되어 있기도 하다. 별로다.
화장실에서 손 씻을 때도 거울을 안 보고 나올 때도 있다. 보면 뭐 해, 아는 얼굴인 것을.
외출할 때는 기를 쓰고 가려야 한다. 정확하게 어느 지점에 잡티가 숨어 있는지 좌표를 안다.
"어머나 요즘 관리받아? 왜 이렇게 얼굴이 좋아졌어?"
아침에 작심하고 분칠을 좀 했으니까 그런 거야.
요즘 화장품이 잘 나오더라.
거울 볼 때의 내 마음을 반영한 시를 썼다.
되는대로, 느낌대로 자유롭게 써 보았다.
3년 전에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태주 시인이 나오셨다. 어찌나 재밌으시던지 유재석 씨도 웃다가 끝난 회차였다.
편수로 3500~4000편의 시를 쓰셨다고 말하시면서
"약간 미쳤어요, 내가 미쳤다구요."
"...아, 시에~"
"아니, 그것도 진짜로. 좀 사이코고. 시인은 좀 사이코예요. 본래가 시 쓰는 게 어떤 착란 상태에서 쓰는 거예요. 제정신으로 쓰는 게 아니고, 약간 살짝 갈 때. 그래서 보통 때 못 보던 것을 보고, 보통 때 못 듣던 걸 들어요. 약간 귀신 소리를 듣는다든가 이런 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