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현무암 바위가
암초처럼 여럿 솟아 있는 곳.
파도가 많은 이 바다 바위에는
꽃게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그중 가장 큰 바위에 사는 꽃게
일명 '짱가위'는
자신이 살고 있는
바위의 크기처럼
이 근방 꽃게들 중
압도적인 집게발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낮잠을 자던 짱가위는
좁은 바위틈에서 나와
가볍고 빠른 걸음으로
물미역이 많이 자라있는 바위 틈
그늘진 곳에 몸을 숨겼다.
짱가위가 자던 곳은
이미 물이 가득 차 있어서
가볍게 기어다니며 즐기기에
좋은 장소가 아니었다.
해가 따뜻해진 오후에는
물미역 주변에
바닷물에 찰랑이고
숨을 곳도 많았다.
큰 몸집의 꽃게가 잘 잠길만큼
적당한 물높이는
짱가위가 지내기 적당했다.
물미역 옆,
보드라운 저 모래 틈에
몸을 조금 비집고 들어가면
안전하지 않을까? 하고
잠깐 망설였지만
자신의 집게발이
반짝이며 윤이 나는 모습을 보니
자신처럼
멋진 집게발을 가진 꽃게는
없을 거라 생각되었다.
그 멋진 집게발을
위해서라도 짱가위는
숨고 싶지 않았다.
짱가위는 그냥 그 자리에
살포시 앉았다.
"으흠... 가만히 있어보자...
오늘 날씨가 매우 좋군.
햇빛도 좋고 거친 바람도
구름도 딱 좋아. "라고 생각하며
시원하게 씻겨주는 파도에
몸을 좀 더 숙여 가만히 맡겼다.
어제와 다르게
바람이 매우 세게 부는 날이었다.
짱가위는
다른 꽃게들과는 다르게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 좋았다.
거친 바람과 파도에도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강인함을
자랑할 수 있는
좋은 날이기 때문이다.
파도는 짱가위의 몸을
세차게 때리며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바위에 철썩 철썩하고
쉴 새 없이 부딪히는 파도는
하얗게 부서지며 사그라졌고
이내 또다시 세차게 때렸다.
짱가위는 작은 눈을 살짝 들어
바위를 때리고 있는
파도를 그윽하게 바라봤다.
눈알 그 옆으로 솟아있는 촉각,
음식물을 씹는 턱도
파도가 깨끗이 씻겨줬다.
자는 동안
모래 속에 숨어 있었던지라
다리 사이에
이물감이 있는 것 같았지만
줄기차게 끼얹어주는
차가운 바닷물 덕분에
기분이 개운해져
여러 가닥의 촉각을 파르르 떨었다.
같은 바위에 살고 있는
'포도알' 녀석이
물미역이 있는 틈으로
들어오려다가
작은 다리를
바삐 움직여 짱가위를 피해
뒷걸음질쳤다.
포도알은
작은 몸을
더욱 잔뜩 움츠리며 기어가다
갑자기,
파도에 휙 하고 휩쓸렸렸다.
포도알이 먼 곳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는
"흥.. 불쌍한 녀석." 하며
촉각을 좀 더 길게 뻗어
인사를 하는 듯 흔들었다.
'포도알'은 몸집이
'짱가위'의 반의반도 안되는
작은 크기이기도 했지만
항상 '짱가위'의 눈치를
보고 다니는 것이 마음에 들어
같은 바위에 살고 있는 것을
어느 정도 눈감아 주고 있었다.
파도가 워낙 거칠어
멀리 내던져졌기 때문에
'포도알'은 물미역이 있는 지점까지
빠르게 다시 올라오긴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수 분 내에 다시
눈에 보일 거라는 것이
확실한 녀석이었다.
물미역에 끼어 있는 먹이를
먹으러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작은 물고기들이
마음을 놓는 깜깜한 밤이 되면
짱가위의 촉각은 더욱 예민해져
작은 움직임도
금세 파악할 수가 있었다.
얼마나 대단한 촉각인지
아주 살짝 움직여 방향을 트는
물고기의 움직임도
빠짐없이 알아챌 수 있어
다른 꽃게들보다
배부르게 먹을 수가 있었다.
'짱가위'는 예민한 촉각 덕분에
먹이 사냥에 능하여
가장 큰 집게발을
가진 포식자가 된 것이다.
짱가위는
'포도알' 녀석이 남긴 체취가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집게발을 제외한
나머지 8개의 다리를 이용해
몸을 가볍게 들었다.
그리고는
폼 좋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
포도알이 날아갈 정도의 파도이니
오늘은 제법 바람도 세고
파도도 거친 편이었지만
'짱가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눈알과 촉각 외에는
파도의 위력을
느낄 수 없는 몸집이었다.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까맣고 단단한 바위.
송송 뚫려있는 구멍들 틈으로
바닷물이 채워졌다 뱉어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바위틈 한가운데로
쨍하는 밝은 햇빛이
한 줄기 들어와
등껍질이 반짝이자
'짱가위'는 그늘진 쪽으로
두세 걸음 정도 옮겨 몸을 숨겼다.
바닷물이 짱가위 몸 위로
높게 채워졌다.
모래색과 비슷해진
짱가위를 찾기란
쉬운 일은 아닌 듯해 보였다.
쉼 없이 파도가 치고 나가면서
시간이 흐르고
해의 방향이 바뀌어
'짱가위'의 몸이 슬쩍 슬쩍 드러났다.
어지간해서는
깨지지 않을 것 같은
두터운 등딱지와
커다란 집게발이
바위 틈을 가득 채운
위엄이 있는 모습이었다.
짱가위의 솟아있는 눈알에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포착됐다.
본능적으로 촉각을
이리저리 흔들어
움직이는 것의 냄새를 확인했다.
끈적끈적한 기름 냄새가
촉각을 타고 비릿하게 느껴졌다.
근래 느껴보지 못한
기름진 냄새에
짱가위는 위엄을 마다하고
기름진 것을 향해
8개의 다리를 움직였다.
지렁이였다.
물에 잠겨 꿈틀대는 게
분명 육지 지렁이였다.
지렁이의 육향이
온 바다에 퍼지는 것 같았다.
짱가위는 지렁이 냄새를 맡자
식욕이 확 끓어올랐다.
촉각은 어서
지렁이를 먹어치우라
시위를 하는 듯했다.
본능적으로 짱가위는
냄새를 따라 가까이 다가갔다.
하늘에서 내려온 맛있는 고기는
냄새야 어서 퍼져라
하고 외치는 듯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짱가위의 촉각은 한껏 흔들리며
지렁이의 냄새며
몸부림덕에 요동치는
물의 흐름을 느꼈다.
"아 정말이지 먹고 싶은 지렁이다!"
지렁이는 몸부림을 치다가
잠깐 반쯤 몸을 곧게 폈다.
요동치는 고기가
잠깐 멈춘 지금이
짱가위의 튼튼한 턱을 움직일
좋은 타이밍이었다.
슬금슬금 최대한
지렁이 가까이 다가간 짱가위는
입을 한껏 크게 벌려
지렁이의 곧게 뻑은 부분을
"협!" 하고 잘라먹었다.
지렁이가 '짱가위' 입에
들어온 순간
육즙이 흘러넘쳤고
짱가위의 턱은 흥분하여
고기를 잘게 잘게 쪼개냈다.
급하게 먹다 날아간
지렁이 고기의 찌꺼기들이
바닷물에 마구 날아갔지만
몸통의 대부분은
짱가위의 턱을 거쳐
뱃속으로 들어갔다.
정신 나갈 만큼
기름지고 맛있는 먹이였다.
짱가위는
반쯤 남은 지렁이를 향해
다시 돌격했다.
매달려있는 지렁이 반쪽은
여전히 움찔 움찔하며
마치 다시 하늘 위로 올라갈 듯
아래 위로 흔들리고 있었다.
머뭇거릴 틈이 없었다.
다시 하늘 위로 날아가 버리면
언제 또 기름진 고기를
먹을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었다.
지렁이 고기로
식욕이 자극된 짱가위는
좀 전보다 더 크게 턱을 벌렸다.
지렁이를 아까보다 더 크게
한 입 콱 물었다.
콱, 콱, 콱...... "!"
짱가위의 턱이
지렁이를 물고 다시 물고 물었다.
갑자기 지렁이 고기가
짱가위의 턱으로 잘리지 않았다.
오히려 짱가위가
지렁이에게 물린 듯
턱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렁이 고기가
입속으로 들어온 것은 느꼈지만
더 이상 깊숙이 넣을 수가 없었다.
턱 하나가 빠질 것처럼
무언가에 의해 거세게 잡아당겨졌다.
정신을 차리고
집게발로 먹던 지렁이를
잘라내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둥~실 '짱가위'의 몸이
위로 떠올랐다.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짱가위의 두터운 몸이 높게 올라갔다.
물 밖으로 소환되던
짱가위의 몸이
이번에는
현무암 바위에 붙어 사는
따개비와 제대로 한 번
"딱!" 하고 부딪쳤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큰 타격이었다.
이번에는 바위 위쪽까지
몸이 떠올랐다.
엄청난 무게의 집게발과
몸집을 가진
'짱가위'의 몸이 몇 초 사이에
바위의 가장 높은 곳으로
딸려 온 것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턱의 반대쪽 눈알을
겨우 돌려 이리저리 살펴보니
빨간색 긴 장대에
대롱대롱 짱가위가 매달려있고
그 끝에는 누군가
꽥 꽥 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턱은 움직이지 않아서
8개의 다리를 대신 움직여
장대로부터
탈출하려 했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긴 했지만
무게감이 있는 '짱가위'의
움직임 덕분에
장대는 이리저리 휘청거렸고
꽥꽥 소리치는 무언가는
더 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움직여야 한다,
움직여서 이 장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심하게 몸부림을 쳤다.
몸부림을 치다가
어딘가에
왼쪽 3번째 다리가 걸렸고
"뜨득!" 하는 소리가 나면서
3번째 다리 끝마디가
뜯기는 소리가 들렸다.
뜯어진 짱가위의 다리가
바닷물 속으로 퐁당 떨어졌다.
"으으....."
괴로움으로 몸부림치는
짱가위는
빨간색 장대와 점점 가까워졌다.
장대의 가장 가까운 부분으로
몸이 이동하더니
이번에는 장대 끝에 매달린 채로
짱가위가 사는
큰바위의 가장 높은 곳,
편평한 부분에
"퍽" 하고 떨어졌다.
배가 바닥에 닿인 순간,
드디어 일어설 수 있었다.
바닥이 발끝에 닿인 느낌이
들자마자 도망을 가려고
다리를 움직였다.
3번째 다리가 잃었지만
도망가기에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턱은 여전히
장대 끝에 붙어 있어
짱가위의 마음대로
장대로부터
멀어질 수가 없었다.
꽥꽥 소리치는 무언가가
짱가위의 곁으로 와서
짱가위의 턱에 꽂힌
지렁이와 바늘을 뽑았다.
거칠게 뽑아낸 덕분에
짱가위의 턱 하나가 날아갔다.
"으윽.....!!!"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온 힘을 다해 도망가려
나머지 7개의 다리를
버둥거리며 움직였다.
어쩐 일인지
다리를 움직여보아도
도망칠 수가 없었다.
꽥꽥 소리치던 인간이
손으로 짱가위의 등딱지를
바닥과 딱 붙도록
꽉 누르고 있었다.
버둥거리는 짱가위를 보면서
인간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깔깔거렸다.
활짝 웃는 얼굴은
머리에 귀를 덮고도 남을
긴 길이의
털이 많이 나 있었는데
이 털들이 바람에
마구 휘날리고 있었다.
흡사 갈색 파도들이
바위에 마구 부딪치는
태풍과 같아 보였다.
짱가위가 본 것 중
가장 무서운 장면이었다.
몸이 굳는 것 같은 공포가 느껴졌다.
인간은 짱가위를
만족스럽게 쓰다듬고는
검은색 통에 던져 넣고
지퍼를 잠갔다.
태풍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커다랗고 허연 얼굴이
지퍼 위로 다가왔다.
점점 더 가까워 오더니
만족스럽게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기 시작했다.
얼굴과 머리카락이
하늘을 온통 가려
통 안이 어두워졌다.
짱가위는
순간 바닷물 속에
다시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도 좁은 공간.
껌껌하고 미끄러운 곳이었다.
인간은 얼굴을 들더니
손짓을 하여 근처의
다른 인간을 불러대는 소리를 냈다.
통 속에 있는 짱가위에게
여러 인간의 소리가 들렸고
이내 다른 인간 하나가
급한 발걸음으로 다가와
짱가위를 잡은 인간과 똑같이
검은색 통 안의 짱가위를
하늘을 다 가린채로 쳐다봤다.
새로 온 인간이
이번에는 지퍼를 열어
장갑을 낀 손으로
짱가위를 들어 올렸다.
하얀 이를 가진 인간이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새로 온 인간은
짱가위를 한 손으로 들기
버거웠는지 두 손으로
짱가위의 몸통을 잡아들었다.
"우와!"
다리 한 마디와
턱 하나를 잃은
짱가위의 몸이
햇빛에 반짝였다.
여전히 크고 두터운 몸이었다.
짱가위는
힘을 많이 잃었지만
통에서 나온 순간부터
잡힌 손으로부터
다시 탈출하기 위해
버둥거렸다.
7개의 다리가
큰 인간의 양 손 옆으로 삐져나와
의미 없이 버둥거리고 있었다.
짱가위를 들어 올린 인간은
짱가위를 잡은 인간보다
훨씬 더 큰 인간이었다.
짱가위는
자신의 위대한 집게발을
쫙 벌려 위협해 보았으나
장갑을 낀 큰 인간은
벌린 집게발을 보고
더 좋아할 뿐이었다.
큰 인간은 짱가위의
배딱지를 보려고
몸을 뒤집어 들었다.
거꾸로 들리자
버둥거리던 짱가위의 눈알에
물미역이 있는 틈새가 보였다.
짱가위가 좋아하던
그 바위틈으로 햇빛이 들어와
바닥에 있는 모래색까지
잘 보였다.
거꾸로 잡혀 흔들리는
짱가위의 눈에
물미역이 있는 틈새 사이
비실비실한 걸음걸이가
하나 보였다.
'포도알'이었다.
포도알과 거꾸로 잡힌
짱가위의 눈이 마주쳤다.
포도알은 짱가위를 보며
마치 인사를 하듯
촉각을 흔들어 보였다.
포도알은
거꾸로 잡혀 있는 짱가위와
그 옆의 인간들을
작은 눈알로 확인하고는
물미역 뒤로 가서
이내 몸을 숨겼다.
그 광경을 보고 나니
뜯겼던 짱가위의 3번째
다리 마디와 턱에
갑자기 심한 고통이
느껴지는 듯했다.
"퉁!" 하고
짱가위의 몸이 다시
검정 통 안으로 던져졌다.
던져지는 방향이 비스듬하였는지
4번째 다리마저
끊어질 듯했다.
지퍼가 드르륵하고 꽉 잠겼다.
하얀 이를 드러내는 얼굴이
다시 슬쩍 보이더니
"꺄르륵!" 소리가 났다.
몸에 기운이 다 빠지자
짱가위는 집게발을
들기조차 힘들었다.
짱가위에게 가장
소중한 무기이자
자랑거리였던 집게발이었다.
집게발을 들어
지퍼 쪽을 꽉 잡아
잘라내고 싶었지만
몸집이 큰 짱가위에게도
지퍼가 닿지도 않는
높은 통이었다.
깜깜한 바닷물 속 같은
검은색 통 안에
온갖 물고기들의
비릿한 냄새가 느껴졌다.
눈알을 굴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짱가위는 오직
그물 사이의 하늘만
조각조각 볼 수 있었다.
구름이 보이기도 했지만
조각난 하늘은
불과 몇 분 전처럼
아름답지 않았다.
거센 파도는
소리로만 들릴 뿐이었다.
바람이 검정 통을 마구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위잉 위잉.
그때였다.
바람이 세지더니
인간의 의자로 사용되던
물건 하나가
짱가위가 갇혀있는
검정통을 "쾅!" 하고 쳤다.
짱가위가 든 검정통은
이내 바위 밑으로 추락했다.
떨어지면서 통이
물미역 위 솟아있는
부분 위로 부딪히는 바람에
짱가위도
통 안에서 반대편 벽으로
세게 부딪쳤다.
그러고는
몸이 붕 뜨는가 싶더니
바닷물 위로
검정통이 "퉁" 하고 떨어졌다.
기울어진 채로 떨어진
검은색 통으로 바닷물이
마구 들어왔다.
거친 파도는
짱가위가 든 검정통과
바위를 부딪치게 만들었다.
통 안으로 시원한
바닷물은 들어왔지만
짱가위는 통 안에서
쿵쿵 부딪쳤다.
큰 파도 하나가 짱가위의
검정통을 한 번 더 세게
부딪치게 하더니
바위가 없는 쪽으로
검정통을 이동시켰다.
물위에서서 도중에
바위 위 인간들의
꽥꽥 소리가 들렸다.
통 안에서 이리저리 치이던
짱가위는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바닷물이 반쯤 채워진 검정통은
점점 바위에서 멀어졌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통은 어지럽게 흔들렸다.
꽥꽥 인간이 지르는 소리가
웅웅웅 하는 소리로
바뀌어 들리는 것 같았다.
검정통은 바위에서
조금씩 조금씩 더 멀어졌다.
짱가위는 지퍼가 채워진
검정통 안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