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 들어 알고 있는 이 문장을 매 순간 경험하고 있다. 근 2년간의 데이터 아래 품었던 커다란 선택지를 나열한다면 이런 것들일 거다.
직장을 계속 다니거나, 퇴사를 하거나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거나, 이직을 하거나
수술을 안 하거나, 수술을 하거나
(그러고 보면 첫 직장을 고를 때만큼은 어디든지 좋다는 생각에 선택의 비중이 낮았던 것 같기도.)
일을 그만두고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이직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두 번째 선택지가 주어진 날이었다. 어찌 보면 더 좋은 조건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감사한길이지만 이상하게 고민이 되었다. 정해진 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옳은 길과 ‘틀린’ 길, 그 사이의 정의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혹여나 내가 한 선택이 잘못된 선택일지, 후회를 하지는 않을지 하는 두려움도 함께.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놓아야 함을 알면서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겠지 하는 은근한 욕심도 마주하며.
삶의 선택과 세트로 오는 ‘존버(존나 버티기)’라는 개념은 사실 어느 곳에나 자리하고 있었다. 퇴사 전에는 존버를 끝내는 것이 곧 포기인가 싶은 책망도 들었지만, 막상 끝내고 나면 조금의 해방감 뒤에 새로운 존버가 생기고 만다. 그것이 현실과 낭만 그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든 고민하는 우리에게는 끝없는 질문일 테니.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 삶 속은 한 면만이 계속해서 존재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장의 여유로움을 즐기기 위해서는 때로 두 장의 치열함을 쌓는 과정이 필요할 테고, 두 장의 치열함을 얻기 위해서는 한 장의 여유로움을 덜어야 할 수도 있으니까. 삶은 정말, 나를 성장하게도 낙심하게도 하는 존버 그 자체인 것이 아닐까.
그렇게 나를 포함해 오늘도 존버한 모든 이들에게.
어떤 선택을 해도 그에 맞는 또 다른 길이 찾아올 거예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지금 당신이 믿는 길을 걸어가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