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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겨낼 우리.

- 선명한 주제 의식

by 할수있다

각 씬에 대한 정리가 마무리되어 갑니다. 이제 각 씬들의 배치와 조정을 통해 최종 시나리오를 마무리 하면 기획서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어지러운 세상을 보면서 내러티브를 끌고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 할테지요. 세상이 불안해서인지 한 발 내딛는 마음도 뒤숭숭하고 불안해집니다. 우리 시대가 불안한 것은 새로운 변화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징조라 생각합니다. 자연스럽지 못한 것들이 견고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세상을 속태우며 바라보기보다는 변화의 에너지로 더 자연스러운 세상이 될 수 있음을 감지해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몸과 마음의 중심을 그 어느 때보다 굳건히 잡아야 할 때입니다.


시높시스를 통해 주인공 두남이 군 출신 독재자에게 빠져드는 과정을 들려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언론의 잘못된 역할도 들려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언론에 저항하는 기자 정신에 관한 내용도 들려드렸습니다. 그리고 사건의 이어짐을 통해 소시민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내용도 들려드렸습니다. 아무리 폭압적인 세상이라 하더라도 소시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사회, 즉 공동체는 지지않고 이어진다는 주제 의식을 들려드렸습니다.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소시민, 민중이 세상을 메우고 그들의 성실한 삶으로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메시지 말입니다.


법 없이 살아갈 대부분의 민중을 속이고, 민중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에 바쁜 엘리트들에게 비웃음을 날리는 통쾌함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여전한 바람입니다. 진영논리로 세상의 사람들을 나누고, 각 진영의 엘리트들은 투사가 되어 우리의 미래를 말해 왔습니다. 더 나은 세상으로 간다고 말하며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미래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좋은 미소로 미래를 약속했던 좌우의 정치인들, 소시민, 민중에 대한 그들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해관계자, 소수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진보와 보수라는 두 축으로 서로 싸우면서 그들은 말합니다. 진보가 이겨야 세상이 더 나아진다. 보수가 이겨야 나라가 바로 선다라고 말입니다. 마치 서로 간의 경쟁이 세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대한 사안이라고 떠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지지자들에게 차악(次惡)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강요를 해왔습니다. 차악을 선택해 온 것이 지금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서로 도왔던 공동체의 문화까지도 흔들리고 있는 오늘의 우리 세상입니다. 냉엄한 국제 관계를 헤쳐나가려면 우리끼리 싸우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압니다. 어찌 어른들이 이럴까요.


진영논리를 벗어난 사람들은 지금의 정치와 경제, 문화를 통해서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엘리트들이 만들어 온 왜곡된 사회적 규범과 학습된 무기력들이 자연스러웠던 우리들의 공동체 의식을 왜곡시켜 왔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돕는 지혜를 멀리하고, 각자도생을 외치는 것은 민중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통합보다는 분열을 말해온 엘리트들의 말이자 언어입니다. 아직 재래 시장에 가면 서로 돕는 공동체의 문화가 아직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시간의 추를 조금만 뒤로 돌려도 우리는 그렇게 서로 돕고 살아왔습니다.


정치, 경제, 문화 분야를 끌고 가는 엘리트들이 제 이익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을 우리 공동체, 우리 민중들이 해낼 것입니다. 지나온 역사에서 한 번도 제 이익만을 주장하지 않았던 우리 소시민, 민중들이 인내와 헌신으로 이 가득한 절망의 세상을 희망으로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영화는 소시민, 민중이 절망으로 가득한 이 세상을 밝혀내는 빛이었음을 말해야 합니다. 선명한 주제 의식을 생각하며 한 발 더 내딛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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