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오후에 아들이 메인보컬로 있는 직장인 밴드 '베놈(VENOM)'의 공연을 보러 갔다. 춘천시 서면의 애니메이션 박물관에 있는 실내공연장에서 열렸는데 아담한 사이즈의 객석에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여 앉아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춘천시에서 주관하는 행사인 만큼 여러 밴드 팀들이 서로 자신들의 끼를 뽐내며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어가는데 아들의 밴드 순서가 되자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화려한 조명 속에 열창을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니 대단히 멋져 보였다.
제6회 2024 직장인밴드 연합공연이 "모두모여 ROCK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열렸다.
아들이 속한 밴드인 베놈(Venom)도 참가한다고 하여 일을 마친 후 관람하러 갔다. 높아진 가을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이 널려있는 아름다운 의암호수를 따라 탁 트인 도로를 달리니 마음이 상쾌하고 평화로웠다. 공연도 보고 드라이브도 하고 아주 좋았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 원래 성격은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라 남 앞에 나서길 싫어하고 수줍음을 많이 탔었는데 노래만 부르면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신기할 정도로 달라졌다.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설날에 가족들이 모여서 식사를 마친 후 삼촌이 노래방 갈 사람하고 물으니 가장 먼저 손을 든 사람이 바로 아들이었다. 심지어 그날 받은 세뱃돈도 아낌없이 삼촌에게 바치고 앞장서 나갈 정도였다. 아들이 5살 때인가 노래방에서 불렀던 최애창곡이 장현철 가수가 부른 '걸어서 하늘까지'인데 고음까지 완벽하게 내지르고 나면 100점이 나오곤 했다.
그래서 자신감이 생겼을까?
대학을 다닐 때는 친구들의 초청을 받아서 노래방을 전전하다가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아예 보컬레슨을 받으러 다니며 가끔씩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친구들의 결혼식에 축가를 부르러 가기도 하고, 직장인 밴드에 보컬로 가입하여 지금까지 취미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