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에서는 질문, 그리고 그에 대답을 하는 시간이 주를 이룬다. 진지한 대화가 두 시간 이상 이어지기 때문에 서로 간의 다정한 배려가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전제되면 좋을 두 가지를 소개한다.
1.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남들도 안다고 생각하지 않기
유명한 TV프로그램, 작가, 책 이름 등에 대해서 언급을 할 때 다 알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얼마 전 모임에서 "오징어 게임 다들 아시죠? 거기 나오는.."이라고 한 분께서 대화를 시작하셨는데 "아니요, 저는 보지 못했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라면 오히려괜찮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는 경우,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 대다수의 듣는 이는 그것에 대해서 알지 못하더라도 바로 대꾸하지 않고 넘어간다.화자는 상대가 안다고 생각하고 청자는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대화가 흘러가기 때문에 열심히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데 공감의 기류는 생기지 않는 찝찝한 상황이 발생한다. 모임을 진행하다 보면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누군가는모를 수 있다고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에 놀라곤 한다. "다들 아시죠?"가 겸손의 표현일 수 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이것도 모르나" 하는 느낌이 들게도할 수 있다.때문에 예로 들거나 차용하고자 하는 소재에 대해서 먼저명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2.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할 때 의도를 파악하기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사고의 수준이 보인다.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기 어려울 때는 질문의 본질적인 내용을 피하고 본인이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예를 들면, "우리가 7-80대가 되면 그때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갈까요?"라는 질문이 나왔을 때, 당신은 뭐라고 대답을 할 것인가? 질문자의 의도는 이랬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게 남은 시기의 시간은 어떻게 느껴질까요'
아직 그 시간을 살아보지 않았고 이런 질문에 답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명쾌하게 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질문자도 역시 정답이 궁금해서 그 질문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가 아직 그 시간을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라는 답에 그친다면 질문자는 무안하고, 미안해진다. 동시에 이런 대답은 질문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게 된다. 질문이 항상 좋을 수는 없지만 좋은 대답은 좋은 질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어쩌면 7-80대의 시간은 굉장히 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내가 뭔가를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있을 때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잖아요, 근데 할 것이 없고 무료하게만 보낸다면 하루가 길겠죠. 그렇게 생각하면 현재의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네요. 무료하게 하루를 보내지 않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찾아야 할 것 같아요."는 대답이 마지막에 나왔는데, 이 대답 덕분인지 몰라도 질문이 순식간에 근사해졌다.
질문에대해서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면, 질문을 한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한 번 생각해 보자. 답이 궁금해서 질문을 했을까, 아니면 이 질문의 대답을 통해 생각의 변화를 일으키고자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 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