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오브 밸런스

by 하늘아래


몸의 고통 앞에 무너져본 적이 있다.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는 동안 나는 여느 때처럼 내 몸을 돌보지 않았고, 그 대가로 나의 밑바닥을 처절하게 대면하게 되었다.

고고한 정신력과 인내로 맞서보려 했지만, 몸 곳곳에서 울려대는 고통의 신호 앞에서는 아무런 힘이 없었다.

몸이 무너지자 정신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우울과 무기력이 일상이 되어 몸을 저버릴 위험에 다가가기도 했다.

지난겨울까지의 이야기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쇠질을 하면서 전에 미처 몰랐던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인간은 몸에 갇힌 존재라는 것.

따라서 몸을 단련하는 것으로 인간의 정신력을 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

무거운 쇳덩이를 들어 올리고, 당기고, 밀어내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동작을 하면서 몸의 고통에 집중하다 보면 어떤 생각도 들어올 틈이 없다.

특히나 내일의 고민 같은 것들은 불에 덴 듯한 근육의 통증 앞에 어느덧 사소한 것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나는 오랫동안 한쪽으로 치우쳐있던 나를 바로잡는 중이다.

신기하게도 정신에 집중했던 때보다 몸을 단련하는 요즘 정신이 또렷하게 맑아지는 기분을 느낀다.

삶이 기우뚱거리며 중심을 잡아가는 느낌이 든다.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단히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몸과 정신이 마치 보수와 진보의 가치처럼 함께 간다는 것을,

그리고 오래가기 위해서는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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