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그들은 귀여운 모습에 마음이 끌리고,
그 순간의 즐거움에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좋아함은 퍽 가볍다.
처음엔 귀엽고 예뻐서 가까워지지만,
그 존재가 아플 때,
내 생활이 불편해질 때,
좋아했던 마음은 서서히 식어간다.
좋아함은 결국 내 취향 안에서만 움직인다.
내 상황, 내 감정에 따라 쉽게 바뀐다.
사랑은 다르다.
사랑은 그 존재가 어떤 모습이든 끝까지 지키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좋을 때만 머무는 게 아니라,
힘들고 버거운 순간에도 기어코 지켜낸다.
그 존재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로
끝까지 책임지고 싶은 마음.
그게 사랑이다.
사랑에는 책임이 따라온다.
누구도 대신 질 수 없는,
스스로 선택한 무게.
그리고, 그 책임을 다하려고 애쓰는 사람 곁에는
언제나 변화가 일어난다.
책임감 있게 사랑하는 모습은
말보다 더 크게 전해진다.
함께 지내던 사람도
그 꾸준함과 단단함에 물든다.
처음엔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사람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옆에서 돕고,
돌보고,
같이 책임지게 된다.
나도 그런 변화를 경험했다.
내가 끝까지 사랑하고자 했던 마음이
곁에 있는 사람에게로 번져가는 순간을.
책임감 있는 사랑은
또 다른 책임감 있는 사랑을 낳는다.
그렇게 사랑은 전염된다.
가볍게 좋아하는 감정은 스쳐 가지만,
책임을 품은 사랑은 오래 남아
사람을 바꾸고 관계를 바꾼다.
좋아함은 취향이다.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은 책임이다.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리고 그 다짐은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전해진다.
세상에는 좋아함이 아니라
존재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
그 책임을 지고 끝까지 지켜낼 사람,
그리고 그 사랑을 번져가게 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 책임감 있는 사랑이
어떤 존재의 삶을 바꾸고,
하루를 지켜내며,
결국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