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크거나 더 작은 행복을 바란다. 하지만, 행복은 그 사람의 몸 크기만 하다.'
공자의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잠시 멈춰 내 삶을 한참 바라보았다.
아이를 기다리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그땐 내가 정말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그건 내가 바란다기보단 '반드시 해야 하는 일'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남들이 당연하게 지나가는 순서를 나 혼자 멈춘 것 같아 불안했고, 그래서 자꾸만 나를 재보고 또 재보았다.
내 몸이 지금 어디쯤인지, 내 마음은 그걸 진짜로 원하는 건지.
나는 지금 내 몸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기 위해 그 행복을 재보고, 또다시 재보고 있었다.
그 무렵의 나는 너무 조급했고, 너무 조용히 괴로웠다.
원하는 게 명확하지 않은데도 원해야만 할 것 같았고,
그걸 해내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작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정말 마음 깊이 들여다본 끝에 결정을 내렸었다.
남편과 둘이서만 살아도 괜찮다고.
우린 이미 잘 웃고 있었고, 잘 살아내고 있었으니까.
그때 처음으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걸 멈췄을 뿐인데,
숨이 쉬어졌고, 몇 달을 앓던 원형탈모도 사라졌다.
몸이 먼저 말해주었다.
'지금 너에게 맞는 행복의 크기로 돌아왔다'라고.
몸 크기는 항상 똑같은 게 아니라 계속 변한다.
함께 있는 사람에 따라, 내 여유에 따라, 또는 어떤 말 한마디에 따라......
한결같은 몸의 크기는 없고,
그러니 행복도 그때그때 다시 재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내 몸의 크기를 계속 재본다.
어제보다 작아졌을 수도 있고, 내일은 조금 더 커질 수도 있겠지.
그저 오늘의 나에게 꼭 맞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욕심내지 않고, 작아지지 않고, 내 몸 크기만큼 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