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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너에게만 있는 사랑

by 윤선

아이를 키우는 행복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사랑이라고들 한다. 아이는 없지만 나 역시 그렇게 믿는다. 그만큼 절대적인 사랑이고 삶을 바꾸는 경험이니까.

하지만 나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또한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닿을 수 없는 전혀 다른 깊이의 행복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반려동물과 아이를 많이 비교하지만 내 생각엔 그냥 전혀 다른 경험 같다.

사랑을 주고 돌보는 과정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의미와 그 안에서 배우게 되는 인내와 애틋함등등 겉으로 보면 아이를 키우는 일과 닮아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과의 삶에는 오직 그 관계에서만 얻을 수 있는 어떤 감정이 있다. 말 대신 눈빛으로 나누는 대화 기억보다 감각으로 남는 순간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떠날 존재임을 알고도 사랑을 시작하는 그 선택.

그 짧은 생을 가진 가진 존재의 한평생을 함께하면서 겪는 감정이나 경험은 살아본 사람만이 안다.

나는 그런 시간을 살고 있다.

스물셋, 아무 계획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내게로 온 강아지 콩이.

처음엔 그저 작은 생명을 돌보는 일이 새로웠다.

하지만 어느새, 콩이의 하루가 내 하루의 중심이 되어 있었다.

함께한 지 15년이 넘은 지금, 콩이가 어리고 청춘일 땐 나도 빛나는 나이였고, 콩이가 늙어 아픈 나이가 되니 나도 몸이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겼다.

같이 늙어간다는 감각, 그래서 더 애틋한 감정.

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종류의 정이다.

반려동물과의 삶은 처음부터 끝까지 교감의 여정이다. 질문 대신 기다림으로, 말 대신 눈빛으로 서로를 읽는다.

또 그 사랑은 조건이 없고, 계산도 없고, 시간마저 다르다. 아이는 언젠가 어른이 되어 떠나지만, 반려동물은 끝까지 아이이면서 나를 두고 먼저 떠난다.

처음부터 예정된 이별 앞에서 하루하루 마음을 다해 살아내는 일.

그래서 반려동물과의 삶이 특별하고 귀한 것이다.

사람은 아무리 자식이라 해도 어느 순간이 되면 각자의 하루를 살게 된다. 삶이 갈라지고, 거리가 생기고,

같은 시간을 살아도 마음의 온도가 다를 때가 찾아온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다르다.

언제까지나 내 하루가 곧 반려동물의 하루다.

내가 머무는 곳이 그 아이의 세상이 되고, 내가 살아가는 리듬 대로 그 아이도 함께 살아간다.

그 점이 어쩌면 반려동물과의 삶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반려동물과 함께한 삶은 정말 고유하고, 유일하고, 고귀한 경험이라고.

그건 다른 사랑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그 자체로 완전한 사랑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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