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참 신기한 일이 생긴다.
“잘했어! 잘했어!”
칭찬을 퍼붓게 되는 순간.
그게 언제냐고?
바로 똥을 잘 쌌을 때다.
바로 밥을 잘 먹을 때다.
세상에.
이 세상에서 똥 싸고 박수받는 존재가 얼마나 될까?
강아지들은 그걸 아주 자연스럽게, 아주 당당하게 해낸다.
먹고, 싸고, 자고
그게 다 인데도 그걸로 충분히 사랑받는다.
그 모습을 보다 보면
문득 나 자신한테도 그러고 싶어진다.
“오늘도 잘 먹었네? 잘 쉬었네? 오구, 잘했어~!”
행복이 뭐 별 건가? 잘한 게 뭐 별 건가?
잘 싸고, 잘 자고, 잘 쉬면
그게 최고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존재 자체로 행복을 주는 존재.
그건 어쩌면,
별거 아닌 걸로도 칭찬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뜻 아닐까?
강아지들은 그게 너무 자연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누가 똥 잘 쌌다고 칭찬해 주나.
누가 잘 쉬었다고 박수 쳐주나.
우리는 개가 아니니까.
그런 사소한 걸로 아무도 우리를 칭찬해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더더욱
우리가 우리를 칭찬해줘야 한다.
별거 아닌 걸로라도.
그냥 잘 먹은 날, 잘 쉰 날, 쾌변 한 날마저도!
그거면 충분하다.
못 한 게 없으면
그게 잘 한 거지, 뭐.
그렇게 속으로라도
“잘했어, 오늘도.” 한마디 해주면,
그게 또 작은 행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