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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Nov 22.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사랑의 곁

 사랑의 곁은 이렇다.

 * 짜증 내지 않고 김장 무를 씻어주는 동네 아버지 표정은 사랑의 표시  *


 * 2년여 이쁨을 내준 중국인 부부  쫓아가다 이들 가방에 먼저 도착해서 ‘가방 잘 있다’고 찜해주는 태양이의 사랑 표현 *


 * 아빠한테 오토바이 타는 법을 가르쳐 드렸는데 동조를 잘하시니 “오우 ~~” 하고 외친 이웃집 딸내미의 안도 *


* 박목월 시인 담번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백석 시인은 기생 김영한한테 자야란 이름을 지어주고 사랑의 연인이었다는 설이 진실이냐 아니냐를 한창 논했던 이 자리, 지금은 길상사란 유명한 절이 된 사연. 토지 7천여평과 40여채의 ‘대원각’ 요정 술집을 내주게 된 건 법정 스님의 글 ‘무소유’를 읽고 성북동 이곳에 사찰로 짓게 한 김영한의 사랑이 시주하게 된 큰 뜻이어라 *


 1940년대 그리스 레지스탕스 첩보원과 말을 하지 못하는 터키 태생의 수녀와 절해고도 속의 만남, 그리고 이어진 둘의 사랑, 수녀인 그녀는 거리를 두고 피해 바위 등 좁은 공간에 숨어들어 잠들기도 하고 그녀를 찾아 들어간 그를 뒤늦게나마 보려고 뛰어가기도 하는 그녀.

눈물을 머금고, 차라리 일반인이 되어버려야 이승에서의 인연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에 수도원을 나와 육지로 가게 되는 그녀.


 이들을 기려 그리스 국보급 가수인 안토니우스 칼로야니스의 노래 ‘opou kainapas’로 재탄생하게 된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김영한이 백석을 피해 만주와 일본으로 도망가기도 했던 일화와 같은 깊은 사랑이다.


 또한 ‘귀천’으로 유명한 천상병 시인은 부인 목순옥 여사로부터 매일 2천 원 수금을 해서 거나한 막걸리 시인으로 이름이 나셨다.


 이 모두 사랑의 곁 내줌이다.


 브런치스토리 안에서 작가님들 거의한테 위로와 격려와 응원을 아낌없이 내주시는 꽃보다예쁜여자 작가님의 이번 글 시실리는 벼랑 끝에 매달려 있었다.의 집필에도 사랑이 드러내졌다.

로마시대 철학자 키케로는 가장 아름다운 그리스 도시가 시라쿠사라고 했는데 이곳이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고 글에 어필했다. 이렇게 예견한 키게로도 그리고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벼랑 끝의 유적을 돌아보고 글에 옮기신 꽃보다 예쁜 작가님도 여행의 둘러봄에 사랑이 없으면 감탄과 맘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글에 옮겨 온다는 건 사랑이지.


 어제 날씨는 몹시 괘씸했다. 날궂고 비는 오락가락에 찬 바람이 밉게 불어서 난 뒷목이 많이 당기고 속이 메슥거렸다. 온다는 예약 손님 기다리는데 파김치처럼 지쳤구만 낼 밝은 해가 뜨면 내겐 다시 웃음이 펴지겠지하며 약속을 이겨냈다.


 이 손님에겐 딸이 둘 있는데 큰딸은 내년 3월 결혼식이 잡혀있다. 연애 시작 한 달 만에 작은딸이 아기가 들어섰다네. 아기 낳기 전에 혼례식을 해달라고 엄마를 졸라서 허락받은 게 언니 결혼식 후 바로 다음 달 4월로 날을 잡았다. 나와 이 엄마의 생각은 같다. 7월에 아기가 나오니 이 아기가 뒤집기 할 무렵인 내년 11월로 했으면 하는데 이 집 둘째 딸내미의 고집을 그냥 밀어주기로 했단다.


 그러면서 아기 예명도 미리 정했는데 귤떡 이라고 지어놨다네. 부모가 자식 사랑에 콩나라 팥나라 할 수 없고 결혼식 준비에 바쁘다며 손주가 태어나길 긴장 속에 크게 기대된다고 했다.


 이 또한 부모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 손주가 생기면 무한 내리사랑 끝이 없을 거라.


 또 하나 우리 착한 사위 낼은 본집에 가서 사돈댁의 연하남을 소개받기로 했다. 나보다 두 살 위의 사돈댁은 매주 산을 타셔서 그런지 건강과 웃음이 얼굴에 해밝으시다.


 다들 사랑타령 사랑 곁을 내주고 행복하여라!


 여기서 글을 끝맺음하면 사랑이 왠지 싱거울 거 같아 커피 한 잔 내놓는다.


 과거 성공회 신부는 한국에 왔다가 한국 여인네와 사랑에 빠져 옷을 벗고 한국에 정착하면서 조셉의 커피나무 커피숍을 열게됐다. 이들의 순애보 같은 사랑 이야기는 80년대~ 90년대 초반 여성 잡지들의 러브스토리를 단골로 올리게 됐다. 유명한 이 집은 길상사 근방에 있으며 한국 최초로 원두커피를 팔았는데 커피 맛도 흔하지 않은 특유의 향과 조화롭다. 직원분이 농도를 어떻게 하냐고 묻거든 진하게 해달라고 하면 괜찮다. 독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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