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창작소에서 진행한 행사는 2024년 하반기 동안 진행된 ‘읽걷쓰’ 성과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시민 저자들의 작품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여기에 나의 일상 ‘달이 뜨면 바다가 운다오’가 출간되어 마대에 꽂혀 있다.
작년부터 시행한 시민작가의 책 발간에 내가 끼어서 그 틈새에 내 책이 발간되었다는 건 그것도 무료로 내 손아귀에 쥐어짐과 부크크에서 판매된다는 것은 매우 신나는 일이다. 특히 기쁨이 배가 됨은 서울 국립 도서관에 영구 보관 전시되고 각 지방 도서관과 학습회관으로도 보급되어 읽혀지게 된다는 확고다.
이 설레임에 큰아이는사위가 신청해 놓은 꽃다발을 들고 찾아왔다. 질린 여름 이 도서관에서 OT를 주관했을 때 뵀던 14명은 모두 책이 출간됐으며 이영근 시인님이 겨울 외투와 빵떡모자를 쓰시고 내게 먼저 아는 체를 하셨다.
한 테이블에 동화 작가 두 분도 나와 딸내미가 같이 한 자리에 앉게 돼서 인사 나눔으로 급가까워졌으며 ‘아침의 트리오’란 음악 연주가는 피아노와 플롯 주자 두 명이서 故김광석의 노래로 연말연시의 분위기를 띄웠다. 아름다운 음률이 파티장에 초대받은 기분이 들도록 브랜드 있는 감정이 솟아났다.
기념 공연과 읽걷쓰 활동 영상 감상, 시민저자 작품 낭독, 읽걷쓰 퀴즈, 연말 시상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특히 ‘이야기를 듣다’ 코너에서는 읽걷쓰로 변화된 시민들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최연소작가는 초등학교 4학년 여아였으며 작가의 한마디엔 중국에서 이민 온 지 4년 된 젊은 엄마 작가가 ‘엄마의 고향 장춘’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책 제목이 가장 짧았던 건 ‘나’ 외자였으며 가장 긴 제목은 바로 내 옆에 계신 작가님인데 스무글자나 돼서 와 ~ 하다가 까먹었다. “성격이 매우 활달하셔서 밝은 모습이 보기 좋아요. 사람들이 친근해지기 쉽지요.” 했더니 “근데 저 푼수에요.” 그래서 이어서 웃었다.
개인의 지향점이 다르지만 시와 소설 에세이 그림동화 등 작가님들은 글에서 본인 상처를 치유 받을 수 있다는 데 다들 공감했다. 역시 작가들은 소년 소녀 감성이 풍부하고 맘들이 아릿아릿한 것이 명품작가 한강의 목소리처럼 가냘프다.
그들의 글에 향기가 있으며 자우림 25, 21이 생각된다면 글을 쓰는 이들은 마음에 동요가 같이 인다. 울컥울컥도 잔잔함도 글에 품고 있는 방향은 같을 수 있다.
시인은 나더러 시인협회에등록해 보라는제안이 들어왔고 동화 작가팀에선 매주 수요일 6시에 ‘무지개 꽃피다’에서 만남을 통해 동화에 손을 대보라고 권해왔다. 욕심은 앞을 세웠으나 자제를 했다.
내가 잘 아는 지인 중에 故서재웅옹은 덕적도에서 6.25사변 후 중학교 사회 교사를 하시다가 고아원을 운영하셨으며 자서전을 내셨다. 제부동생은 ‘할미꽃’이란 시집을 오래전 출간했고 우리 문구점 바로 아래 이마트 사장은 인천 문인협회 간부이면서 ‘밥 한술 걸쳐 놓고’의 수필집을 냈다. 또한 보험에 지식을 갖춘 황ㅇㅇ분도 책 발간을 했으며 작은아이 위층 회사 CEO도 중국의 많은 산성을 돌며 역시 책을 펴내셨다.
나는 이분들 책을 이미 벌써 다 독서했지만 모두 개인의 자비로 책을 펴낸 것이며 출판사에서는 보관료도 청구가 들어와서 손해만 봤다. (책 출간비는 지금 삼백만 원이 넘는다)
내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아서 행운을 잡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나의 책을 펼쳐보니 양질의 지면 재질에 직접 박아올린 사진들이 선명해서 가슴이 더 뜨거웠다. 아울러 도성훈 교육감의 정책에 감사의 박수를 드린다.
오늘 작가 모임 행사에는 나이 든 아저씨도 여럿 있었는데 “우린 나이 많은 소년 이어요.”한마디에 다들 웃음을 뻥 터뜨렸다.
퀴즈 맞히기에선 도서관 휴무일이 아닌 것에 도서관 개관일로 내가 맞춰서 분홍 플라스틱 책 받침대를 받았고 (휴무일 - 공휴일, 월요일, 크리스마스, 한글날이다)
N 행시에서는 큰아이가 손을 번쩍 들고는
소 - 소소한 일상을
설 -설탕처럼 책에 녹여냈습니다.
이렇게 해서 상품으로 역시 같은 책 받침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데 못하면 엄청 아쉬울 것 같은 사람 손들고 발표해 주세요. 했는데 역시 순발력과 재치가 뛰어난 큰아이가 마이크를 또 잡았다.
“저희 엄마가 동생과 저를 힘들게 키우시며 (이때 나를 시작으로 작가 전체가 심성이 깊은 대로 죄다눈물을 훔친다.) 엄마의 생활이 없었는데 동생이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됐어요. 이제서야 엄마의 인생을 사는 거 같아 매우 기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 행복이 춤추는데 마지막 타임에 내 아이가 울렁증 작가들을 다 울렸다.
작가들이랑 도서관 관장님은 훌륭한 따님을 두셨다며 내 등을 쓸어주셨다.
내 손안에 든 내 책. 책이 무료로 발간되고 이렇게 아름다운 밤 행사에 주인공이 된 것처럼 소녀가 되어 작가들의 잔치가 열리니 감사한 연말이다.딸내미가 한 마디 더 내민다.
“엄마 운 좀 띄어줘 봐.”
그 - 그대 어디 가오
림 - 임자 어디 가냐니까
책 - 책방 가는 길이오
올해 브런치 작가도 되었고축복의감사를 입었기에가만히 손을 모으고 하늘을 바라봤다.
꽃다발까지 준비해 온 사위와 맛있는 저녁으로 OUTBACK에 가서 스테이크를 썰었다.
짜 ~ 잔 오늘처럼 프리미엄 된 기분 좋은 날이 살면서 얼마나 있을까?!
*할미꽃 책자는 제부 동생의 시집으로 2001년에 발간되었는데도 오타가 많아 때워주는 곳이 더러 발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