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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울수록 금이 간다

(13) 엄마 아버지 자식새끼

by 블라썸도윤

환아 가족들이 이혼율이 높다며 제이든 엄마가 쓴 글을 읽었다. 가족이 아프고 힘겨울 때 곁을 내주지 않아 가슴에 두고두고 쟁여놨다가 쓸쓸함을 이혼 도장으로 마무리한다. 몸에 고드름처럼 뾰족한 얼음덩이로 얼어있으면 그대로 찬 성질을 갖고 다니는 배우자와 그와 가까운 인척이 배척하는 게 문제시된다.


같이 협조하고 본마음에 손난로 내줌 같은 온정이 있었다면 가족에 별거의 날카로운 선이 생겼겠나.


잘 마주칠 수 있는 옆집끼리도 앙숙이 되어 문을 쾅쾅 닫고 다니고 상가에선 떡고물처럼 붙은 상점끼리 으르릉댄다. 눈대중의 선을 침범한 상인 성격은 뒤끝이 없고 인정이 많으나 매사에 짜증과 부정적인 사고로 눈 흘김과 막말로 우격다짐한다. 감기 걸린 바이올린 소릴 낸다.



붙어 있어서 불편하니 싸움이 일어나 테이프로 경계선을 해놨다며 전화가 왔는데 입장을 편견 하기도 그렇고 하루 액땜으로 넘기면서 여유를 먼저 갖는 사람이 편한 거라 했는데 숙종의 애첩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저주해서 취선당 사건을 꾸미듯이 미움의 이를 갈더라.


아침에 출근길에 보니 결국 테이프를 붙여놨네.


들어서 편하고 기분이 상승하는 이야기는 당기지만 고작 고자질로 끝나는 내겐 불필요한 시간 뺏김이지만 나와의 거래관계도 성립이 연결돼 있어서 적당껏 피할 수밖에 없다. 심술이 났어, 저걸 어떻게 조질까, 아침에 신발이라도 밟아 놓을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의미는 무얼까. 가까이서 있기에 안 보고 싶은 갈증이 더 심할 텐데.


욕심의 한계를 이런 데서 부리다니 게다가 싫어지는 이에겐 눈을 부라려 뜨고 염치없는 모진 말로 세상 들어보지 못한 욕설과 악담을 내뱉는다.


인성이 없어서 책을 권하고 싶은데 원하지 않는 이 이는 보시의 심성으로 베풂을 하면서도 다혈질이 심해 반들반들한 두 거북이 앞에 두고도 자제가 안 되나 보다.


나는 그저 웃으면서 져주는 게 이기는 것이고 마음의 여유를 더 갖고 있는 사람이 덕을 먼저 받게 되므로 행복을 품어야 한다고 해주었으나 자주 이런 전화를 한다. 신경질적인 날카로움은 결코 남이 나를 이기면 안 된다는 사심보가 자리하고 있어서다. 같이 나이 들면서 나는 그 자리를 뜨고 싶은데 연락을 모면하기 위한 방침으로 항상 마음의 보시를 하라고 한다.


페르세우스 작가님의 최근 글을 보면 사회와 경제의 디지털화 변화가 급격으로 변장 되는데 별것으로 싸움과 시비를 붙고 씩씩거리고 곳곳으로 통화하고 말을 딴지 걸어 풀려고 한다.



고약한 심보가 나라 안팎에서 걸어놓은 창문으로 아주 들여다보게 한다. 성조기와 태극기는 욕지거가림막 일려나. 유치하기 짝이 없다. 성조기는 왜 끼는 것인가 보호무역주의의 보호를 받고자 하는 의도 이련가. 뾰루지 난 성난 사자처럼 무대뽀로 수치스러움을 자발한다. 연초부터 거미줄을 성가시게 치고 사실 거미줄은 몸에 닿으면 가렵다. 술 냄새로 의존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연락하여 기댐의 대상을 삼아 나를 보호해 줘. 내 말이 옳소이다로 버팅김 하려는 이들은 왜 느긋한 여유가 없는 것일까.


테이프 붙여논 상인이 담날에도 옆 가게에 침을 뱉으며 상상외의 욕을 퍼붓고는 셔터를 연다. 하루는 얼마나 무겁고 불편할까. 마음을 비우기는 태성부터 안되기에 상관이 엎어져 있다. 그러고 보면 혼자 1층에서 유리문 밖으로 세상을 쳐다보는 게 세상 편하다. 좁게 좁게 다닥다닥에서 오는 마음 씀씀이는 그닥 넓지 않다. 밖을 못 보고 안에만 갇혀서 지나치는 많은 사람의 습성을 꿰뚫어 보기보단 세상의 밖을 훤하게 보는 시야가 넓은 것이다. 촘촘하지 않은 듬성듬성의 바깥바람도 간섭받지 않고 속을 뚫어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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