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반장 새 앞세우고 철새 들다
사립문 뚫고 온 서릿바람이
새벽 고즈넉이 숨찬 소리로
성난 들짐승처럼 파동한다
껍데기 마른나무가 까칠한데
휘청이는 찰바람은 오지게 애조하네
발자국은 없건만 매선 바람은
뒹구는 게 뉘 집 아들 녀석
빡빡머리 밀더니 군입대 바라보는
어미의 마음을 반동시키려나 보다
이별 아닌 이별은 다시 만남이 된다는
약속이 이미 정해졌건만
가슴 파는 어미는 눈물을 훔치냐고
뒤를 몰아 눕는다
* 대한이가 소한이네 놀러 왔다가 고뿔 걸려 간다네. 소한 추위 맵싸게 한다. 그냥 지나칠 리 없잖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