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엄마 아버지 자식새끼
명절이 되니 평소보다 많이 인사를 받게 된다. 덕담을 직접 하거나 물질을 건네고 좋은 말을 베껴서라도 인사를 하게 된다.
나도 내 두 아이한테서 큰 목돈을 두둑이 받았다.
감사하고 고맙고 두손을 모으고 하늘도 올려다본다. 내가 이렇게 황송한 대접을 받아도 되는 건지 미안함도 내재했다.
어제 늦은 저녁으로 떡국을 맛있게 끓여줘서 잘 먹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탁자에 홍삼과 장어가 혼합된 진액이 컵에 따라져 있다. 또 거듭 놀랐다. 이어서 흑염소 진액과 침향환을 올 한 해 순서대로 섭취하게 됐다.
자랑하고 싶어서 이렇게 말을 꺼내게 된 건 유명박사가 부모를 살해하는 험한 세상에서 어제 늦게 퇴근할 때 만난 이가 하소연했기 때문이다. 힘들어서 자녀가 단 십만 원이라도 매달 고정적으로 줬으면 좋겠는데 말을 건네기 무섭게 된통 큰소리를 쳤단다. 자식 말은 상처가 크게 된다고 했다. 이런 이를 여럿 보았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선물, 내 아이도 내게 함묵하고서 깜짝선물을 했는데 컵에 담아 놓았으니 융숭한 대접을 받은 큰 기쁨이며 말할 수 없는 감격이다.
억지로 하는 선물은 작게 성의 표시로 하고 정말 좋은 이에게는 나의 정성을 내가 가진 한도 내에서 진심으로 표하면 된다.
명절 선물에 김영란법 구태여 따지지 말고 내 정성이 진실이면 된다. 사돈끼리의 인사 나눔도 마음이 당겨서다.
인상 찌푸리면서 주는 억지 선물은 주는 이나 받는 이나 복이 달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