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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책을 가까이하다 못해

(6) 어른도 아이가 된다

by 블라썸도윤

회색빛 달이 완전히 가려질 때쯤

눈꺼풀 무거울 때 종이책 말고

브런치 안의 글을 훑는다


두껍고 누리끼리하다 못해

시커먼 먼짓가루로 날릴 것 같은

해묵은 책들은 이제 골동품이다


세대를 앞서고 숨김이 덜한 진짜배기

요즘글 글을 쓰는 이들의 진정성을

엄마 품처럼 파고 들어가는 게

흥미와 교감이 강하게 이는 것은


하얀 눈 소복이 내리는 아침맞이처럼

설렘이 있기 때문이다

무명이 글을 쓰고 필명으로 들어와

그들의 인고의 작품에 다 빠지려면

하루의 시간이 부족하다


이름이 없는 작품 안에서 손난로 핫팩에

굴뚝새가 들어와 앉는 것처럼

떨림 울렁증이 생긴다


이어서 거울 보기 직전의 자투리 시간에

간단한 통화를 하는데 말씀이 책이 된다

말씀 말씀 한마디는 머리 땜방하고서

팽이치기하는 코흘리개의 이야깃거리다


사람 냄새가 쫀득하게 나는

책 두 권을 구전으로 옮아서

진득진득한 엿 쟁반을 이고


출근길 편한 운동화를 신는다


다른 이들도 평론가 청람 김왕식님의

글방에 자주 드나들며 이분과 통화로

소통도 하고 자유로운 기고를

했으면 좋겠다


핫 뉴스를 포인트 쌓게 될 줄 믿는다


나 혼자서는 이 책을 다 읽기에 벅차다

같이 나눔이 되었으면 좋겠다

차가운 날의 라떼 한 잔보다

진한 뜨거움이 장바구니 없이도

담아갈 수 있더라


나는 아침에 고등어조림을 해놓았고

이분은 사모님이 도시락 찬으로 싸주신

김치 하나 달랑 갖고 서재로 가셨다


이렇게 편하게 읽고

쉽게 글을 쓰는 게 맞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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