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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안의 글을 다 읽고 싶다

(8) 어른도 아이가 된다

by 블라썸도윤

태양이가 아파서 마음을 졸였는데 브런치방의 작가님들이 응원 댓글을 많이 올려주셔서 격려의 도움이 컸다. 덜 아리고 여린 것이 짧게 흔들려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 댓글방을 치우려고 한다.


브런치방 안의 글방을 두루두루 건너다니며 각고의 글에 파묻히고 싶어졌다. 나뿐만 아니라 좋아요! 가 많은 작가님과 자주 글을 집필하시는 분들도 댓글과 답글을 달기 바쁘실 줄 안다. 그래서 짬을 내어 인사 들어오시는데 나 한 사람이라도 휴게를 갖는 시간을 드려야겠다.


나 또한 글 밭에서 놀고 대여한 책도 봐주어야 하고 업무도 있어서 생각해 낸 것이 댓글방을 닫아놓고 대신에 글과 동행을 하기로 하자. 글에 좀 더 근접하자. 브런치방 안의 소중한 서고도 다 못 보니 작가님들 대접 차 인사차 글을 묻혀오는 게 보답이고 고무이며 어시스트라고 본다.


햇살이 좋아졌다. 이른 봄이 술렁술렁 손을 내밀어 준 것은 내게 책과 글의 거리를 좁혀 준 것이리라. 브런치 글을 그래도 몽땅 읽어내지 못한다. 그런데 욕심이 생긴다.


읽어서 내 양식으로 쌓고 대화의 폭도 넓히고 싶다. 시에 들어가게 되면 시간 개념 무너지고 풍덩 빠진다. 압축된 알집을 풀고 그곳의 감상에 젖으려면 맘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 글도 써야 하지만 이웃의 글에 들어가 인고하여 탄생한 파릇파릇에 아저씨들 식당에서 올려준 계란프라이처럼 나는 이 프라이 맛이 되고 싶다.


글이 읽고 싶다. 하나라도 소중히 끌어당기고 잡힌 글밥을 책상 위에 펴놓고 비스킷 담고 팝콘같이 딸기처럼 간식이 되고 싶다.


치유와 치료의 조력 사진처럼 나는 각 글방의 글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읽으려는 욕심이 생겼다. 몽땅 읽기란 말만 쉽지만 하나라는 것에서 둘로 접근하기 위해 짬을 낼 것이다.



* 양해 바랍니다. 제게 소중한 댓글을 달아 주셨는데 저는 보답으로 작가님 글 밭에서 하나라도 더 추수하고자 합니다. 두루두루 글방에 다녀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 후로 제 댓글방을 오프 하겠습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희곡 < 맥베스 >

- 전의 -
너무 많은 생각 때문에 마음이 괴로우셔서 편히 쉬지를 못하시옵니다.

- 맥베스-
왕비를 치료해 주시오. 마음의 병을 고치지 못한다면 기억에서 뿌리 깊은 슬픔을 제거해 주시오. 뇌에 박힌 고민들을 잘라 내달란 말이오. 달콤한 망각이 약으로 그녀의 마음을 억누르는 그 끔찍한 것들을 가슴에서 씻어 내주시오.

- 전의 -
그런 경우에는 환자 자신이 스스로를 통제해야만 하옵니다.

< 권오숙 옮김 > 열린 책들, 2010,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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