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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쥐가 아플 때

(20) 반장 새 앞세우고 철새 들다

by 블라썸도윤

산책 갔다가 발을 닦았는데

신이 나서 세레머니 보여주러

뛰어가서 점프하는 순간

깽깽깽 찢어지는 명랑하지 못한 울음


조금만 기다려봤다

꼬리가 바짝 아래로 붙고

안고 있어 주던가 인정을 피한다


슬개골이 탈구돼서 수술대에 오르게

되는데 수의사들끼리 그런다

자그맣게 인형 같아 보이기 위해

조그만 아이끼리에서 작은아기가 나오니

면역성이 약하고 뼈의 탈구도 쉽다고


당장 수술이 잡히는 게 아니어서

가엾기도 하지만

아이가 외진 곳으로 가서 앉아 있는 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어

표시 안 내려고 저만치 사람에서 떨어진다


병원비는 꽤 요구됐지만 관여 하지 않고

거리감 두고 떨어져 앉아 있는

아기를 두고 볼 수 없기에

지금도 안고서 앉아있다


벽에 내 몸을 지탱하고 힘 빠진

아이를 안고서 눈이 아리게 있다

먼저 간 승리도

정을 떼듯 피해 안 주려고

저만치 구석진 곳으로 조용히 떨어졌다


안 좋은 날엔 오밤중에도 그렇구나

정을 피해 멀리 가서 앉아 있지 말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가족



사람은 다급하거나 아플 때 하나님이라도 찾게 되고 의지하려고 하지만 반려동물은 낑낑낑도 안대고 저 멀리 떨어져 있다.


나도 처음엔 반려 동식물에 애착을 갖는 거에 대하여 동질의 마음을 갖지 못했다.


사람이 아파해서 반려를 들이고 치유를 사랑으로 교감하고 케어하면서 아!~ 그랬구나! 를 탄성하게 되며 그들의 마음에 나도 이해로 다가가는 게 저절로였다.


의복을 구입하고 장난감을 살 때도 눈에 띄면 만져보게 된다. 매장직원은 심하게 만지지 않으면 그냥 있는다. 구입한 제품을 사용하다 권태를 느끼거나 부서져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한다. 애정하는 물건을 감히 못 치우는 건 책장 서고에 케케묵은 책과 같다. 다리가 갈라진 로봇 장난감이면 아까워서 더 소중히 다루고 간직할 수도 있다.


우리는 연애 시작할 때 처음부터 손을 덥석 잡지 못한다. 그러나 사람을 떠난 다른 물체에는 스킨십이 쉬우며 어떤 인연의 관계가 성립되어 사랑이 트이면 이 사랑은 돈으로 계산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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