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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12) 귀골스러운 됨됨이

by 블라썸도윤

축구 골키퍼 이운재를 막내조카로 두신 분이 오셨다. 야채가게의 불빛이 없어서 썰렁하시다며 여기로 오셨다. 성당을 다니시는 70대 중반의 아줌니는 내게 이모님이 됐고 나긋나긋하고 고운 목소리로 50대 중반의 아들은 언제 결혼할 수 있는가 궁금증을 목마름으로 갖고 계셨다.


29년 아니면 31년쯤 상대가 생깁니다. 애인 말고 본부인으로 들어와 있다고 짚어드리니 좋다며 자주 들러 주신다. “이모해요.” 그래서 담소는 글이 됐다.


야채가게서 물어보니 내가 집에 신당을 차렸다고 해서 무서웠는데 만나보니 사실이 아니었고 정감이 간다고 하셨다.


- 지금은 성당에 나가지만 내 어머니 시대는 성황당에 촛불 켜놓고 빌던 시대라 나도 그렇게 빌어서 태어났어요. 슬하에 아들만 셋인데 막둥이만 못 갔네요. 글쎄 이 녀석이 고등학교 때 여고생을 좋아해서 임신시켰지, 뭐에요. 내가 아기 봐줄 테니 둘이 살 수 있갔니.


- 아니에요. 저 임신중절 시켜주세요.


-그때 그 일 이후로 장가를 못 갔으며 해군 시절 천안함에 탔는데 해군 원사하다가 제대했어요. 그러고 두 달 있다가 천안함 사고가 났지 뭐에요.


* 수와 관이 많아서 해군직업이 적성 맞네. 익수살이 없어서 물에 빠질 염려 없다. *


결혼을 안 하고 있으면 부모들은 염려한다. 종교와 믿음이 상관없이 자녀를 염려하는 건 매한가지다.


다 큰 자식들이 부모 말을 듣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선이 들어오기도 쉽지 않고 중이 자기머리 깎기는 더욱이 어렵다.


나이를 들수록 정인에 속하는 처녀총각 만나기는 수월하지 않다.


건물주이면 공부에 목마름이 많고 건물주이면 현모양처 옛어머니 시대를 고수하려 한다. 보통은 학력이 맞으면 직업이 맘에 안들고 아니면 원하는 신체조건이 따르지 않는다. 그러다 저축이 잘되어있고 만능직장이면 재다가 혼사자리 놓치게 된다.


부모님들 태반은 자식 결혼 문제를 안고 있다. 나라에서 정책을 세워도 뚜렷하지 않다.


옛날 시골에선 층층시하에서 막내며느리는 고됐다. 시어머니보다 더 매운 맏동서 시집살이는 땡고추보다 맵다는 걸 겪은 이 어머니는 며느리들을 아들들보다 끔찍이 여기시고 귀하게 여기심이 의심을 갖지 않게끔 조곤조곤 겸손하시다.


조가 노랗게 익어 주먹 쥔 것처럼 고개를 숙이면 황금색이 이뻐서 손을 대고 싶어질 때 엄니가 어떻게 아시고 “얘야, 농사지으려면 얼마나 큰 고생을 하는지 아니. 눈으로만 보고 건들지 마라. 다 쏟아져 틘다.” 그러셔서 손으로 못 만져봤다고 하셨다.


벼 이삭에서 쌀 3알이 떨어지면 그 집 가서 머슴살이 3년 한다고 옛말을 거들어 꺼내셨다.


- 남의 자식도 받아들이려면 귀한 집 자녀이니 아들보다 잘해줘야 해요. 요즘 애들 안 되는 것도 되는 것, 되는 것도 되는 것. 학교에서 필적 공부는 아무것도 아니죠. 자녀는 잘 타일러가며 키워야 해요. 하시며 아들 장가갈 타령을 하신다. 목마름이 강하셨다.


남의 일 같지 않은 현세다.


말씀을 찬찬히 하시는데 내가 반해서 손금을 봐 드렸다. 손금을 요정도 선만 본다.


M자는 재물복이니 복권을 사면 좋다. 아무 손가락이나 길게 일자로 뻗어 있으면 재물복이다. #(우물정) 이나 별모양도 재복이다.


4가지 모두 손바닥에 있으며 재가 4기둥에 다 있는 이가 핫 대표다. 실제로 돈의 궁핍을 모르고 또한 베풂을 보시처럼 한다. 손바닥좀 찍어서 올려도 될까 했더니 복 나간다고 뒤로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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