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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이라고

(18) 꽃잎 물고 날아가는 별들아

by 블라썸도윤

“너 나왔네.” 태양이를 보면 항상 같은 말로 인사 붙이기 하는 이가 오늘까지 세 번째로 나보고 이리 와 보란다. 손짓이라고 불러... 오면, 하나만 깔아줘요. 부탁할게, 언니! 토스비 핸드폰에 설치해 주면 돼요.” 물론 폰도 안 가지고 나왔지만 동네에서 얼굴 안다고 언니라고 인사하는 이는 꼭 부탁을 할 경우 이리 와보란다. 그러고 보니 뭔 아줌씨들이 죄다 토스비 어떻게 까냐며 쉼그늘에서 핸드폰들 쭈무럭 뒤지고 있다. 아마도 포인트 쌓이게 해서 건당 십 원이라도 받으려는 속내 같다.


하물며 내 비위와 맞지 않은 데다 손짓으로 오라는 추임새는 무엇인가. 선뜻 한 업체 직원이 부장 자리 올라가니 손가락으로 와보라고 까딱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기가 막혀 운전을 하지 못해 창고에서 창고로 종일 걸음으로 이동하며 출고 직원이란 경력과 대표한테 투자금 4천만 원을 대여해 주고서 직급 오르니 검지손가락으로 인사 표시했던 게 떠올랐다.


업체 직원들이랑 다 웃어버렸다. 미련곰탱이 짓.


누가 알아줘. 인사랑 부탁을 아뢰려면 더욱 겸손해야지. 그래도 치부에 넘어가 주지 않는데 말야.


오라 해서 가보면 뭐 좋은 거 있어. 기만인 거야. 당최 인사법을 모르네.


내가 처녀시절에 근무했던 회사의 일화다. B기업의 상무는 우리 대표 그것도 다리가 약간 저는 오너의 정강이를 구두 앞축으로 툭툭 쳤다. 나가서 밥 먹자며. 찌그러져 나가는 ㅇ장군의 아들인 대표는 황봉투를 찾았다. 비철 야금(청동 황동 순동)의 톱니바퀴 모양새인 부품이 불량이라며 시비조로 나오니 점심시간 나갈 수밖에. 그러나 발로 찰 수밖에 없었나. 이 여직원 앞에서. 우리 대표 젊잖은 이거든.


또 찾았다. 공장장 강차장 김과장 불러서 “불량 안 나게 해줘. 나 쪼인트 까였어.” 그리고 회장님한테는 “아버지 저예요. ~~~ 쪼인트 까였지 뭐예요. 점심 들러 나갑니다.” 아프다고 문지르며 더 절룩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갔다.


“오늘 잔치 있어, 뭐 뷔페 있어?” 이것도 아닌데 말이지. 손가락으로 까닥까닥 인사하는 이들 주변에 있으면 멀리해야 한다. 내 인생의 보탬이 아닌 왕짜증을 되레 씌워 주려 하니 가까이하지 말기.



손짓은 별을 보고 좋다고 빛을 가리키는 것이고 무지개를 향해 신기루처럼 멋있다고 손가락으로 표시해 주는 것이야. 내 가족이 날 보고 오라 할 때 얼른 달려가는 호출이지. 오만함은 안 돼.


좌우지간에 사람지간은 기본 예의가 있어야 해. 밖에서 아는 체 하지마라. - 이 말이 나오지 않게끔 처신을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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