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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날의 비와 지금 내리는 비의 틀린 감성

(3) 꽃잎 물고 날아가는 별들아

by 블라썸도윤

추석 때를 두고 계속 비가 예보로 떠 있다. 명절 기분 달아나게 할 법한 비가 쑥쑥 쳐대고 있네. 다른 날의 비는 몰랐는데 지금 촉촉 비로 제법 물치는 게 나는 센치해진다.


브런치북 두 편을 해놓으니 여유가 생기며 마음이 가뿐해졌다. 뉴스도 시청하고 글방의 님들게로 문턱을 드나드니 마음 챙김을 건네받았다. 왜 왜 좋을까?! 음, 어제 뉴스엔 건강 관리 정보가 유독 많은 거 같았어. 내가 빨려 들어가 스스로 몸을 움츠렸잖아. 주눅이 잔뜩 들었었어. 자동적으로 반사되어.


집 가는 걸음이 이맛살에 열을 붙여주어서 빼내기 하려고 내게 팬클럽? 같은 그분들의 방문을 열어젖혔어. 명절 인사로 대신 하는 것처럼 글 속의 속내를 수박 속 후벼파듯이 제대로의 빨감을 끄집어내니 달았던 얼굴이 물수건 없이 삭혀졌지.


*제피란서스 그랜디플로라 - 장마철에 *


발길보다 마음이 먼저 젖는 가들가들한 빗방울에 분홍 꽃 한송이는 노랑 더듬이 삣대고 의젓한 자태로 한복 입은 폼을 드러냈다.


비 가랑이에도 꼿꼿이 네 잎사귀 속내를 접지 않고 있군. 내 눈을 단번에 유혹으로 끌어들인 가오잡은 자태가 좋아! 네가 오늘 내게 신선한 충전을 단박에 해줘서 고맙다! 한 송이의 의젓함.


너는 저녁별이 물고 가기 전까진 흐트러지지 않고 기다림을 줄 거다. 나처럼 흡흡한 기분이 드는 사람 쳐다보게 해서 은은한 향 나는 차를 대접처럼 그들에게도 바칠 테니.


비가 뿌려지는데 흔들림 없는 네가 유독 돋보였던 게야. 님들 눈엔 보이지 않던 희부윰한 먼지를 털어내고 있는 걸 난 봤다. 너랑 마주침과 동시에. 명절선물을 받았어. 이미 네게서 꽃잎의 자태는 어쩜 그리 야무지게 단장을 하고 있는거니. 그래서 나도 네게 보답을 했다.


빗방울 틩김해서 그 느낌받이를 너의 볼에 갖다 댈 때의 황홀함을 나도 지켜봐 줬다. 너무 이뻐서 난 오늘 메밀차 한 잔 놓고 너의 예찬을 글에 담는다.


친해짐은 이렇게 되지. 바랄 것도 바램도 없이 달궈진 프라이팬의 콩 튀기듯 눈에서 번쩍 틔는 거야. 너를 바라보던 나를 넌 목욕하며 내게 주시했어.


오늘 좋은 하루 되세요.


기분 좋은 관계로 남아서 평안을 찾습니다. 우리 둘이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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