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그리고 유럽 여행 출발
출발, 그리고 런던 도착
유럽!!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최고의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유럽 여행기를 블로그에 연재를 한 적이 있지만, 그때의 감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볼까 한다. 기억 저편에 묻어 두었던 추억을 다시 소환해 본다.
2018년 여름, 온 가족이 중대한 결정을 하기 위해 모였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해병대 군 입대를 하겠다는 아들의 계획을 전해 들은 뒤였다. 마냥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들의 군 입대 계획을 들으니 기분이 묘해졌다. 군 입대 전에 가족 여행이라도 한번 다녀와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네 가족 여행은 제법 많은 비용이 들기에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선호하는 후보지 중에서 미국과 유럽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최종 가족 투표에서 1:3으로 유럽이 낙점되었다. 목적지가 정해지고 난 뒤부터 여행사 선정 등 본격적인 여행 준비가 시작되었다.
유럽 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았다. 일생에 한번 가 볼까 말까 한 곳이기에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 여행의 방식과 경비, 그리고 일정 등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일정이 다소 빡빡하더라도 많이 돌아보며 다양한 유럽을 경험해 보자는 방향으로 여행 테마를 잡았다.
첫 번째는 여행의 타입이었다. 관광이냐 휴양이냐에서는 관광 쪽으로 기울었다. 여유로운 휴양 대신 여러 관광지를 돌아보는 여행 패키지를 선택했다. 언제 또다시 유럽을 가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다소 벅찬 일정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많은 곳을 둘러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두 번째는 여행 경비이다. 성인 네 가족 기준의 여행 경비는 만만치 않았다. 너무 저렴한 예산 계획을 세우면 여행의 질이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나라를 둘러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옵션 관광은 최소화하고 메인 관광에만 집중하는 여행사를 선택했다. 메인 관광 만으로도 충분히 유럽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세 번째로 2018년 8월 9일에 출발하는 10박 12일 일정의 유럽 여행으로 확정했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의 인기 6개국을 돌아보는 일정이다. 최소한의 경비로 많은 나라를 둘러보자는 계산이었는데 실제 여행 중에는 빡빡한 일정에 다소 지치기도 했다. 자신의 체력과 활동력 정도에 따라 선택을 하면 좋을 듯하다.
'아, 살다 보니 내게도 유럽 가는 날이 오는구나!' 기대에 부푼 가슴을 부여잡고 여행 준비에 착수했다. 네 가족이 움직이는 여행이라 짐이 많았다. 필수품들은 각자가 챙기기는 했지만 마지막에 와이프의 가방 싸기 신공이 역시나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수많은 짐들을 차곡차곡 여행 캐리어에 수납하는 것을 보며 신기해할 따름이었다.
다른 여행 후기들을 보니 추천 템 중에서 고추장, 컵라면 그리고 햇반이 단연 압도적이었다. 주저 없이 넣을 수 있는 만큼 챙겼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먹거리는 가급적 충분히 준비했다.
유로화로 환전은 얼마를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화려한 그림책 같은 유로화를 다시 보니 그 당시 설레던 마음이 다시 생긴다. 다 써버린 돈이기는 하지만 잠시나마 우리 가족과 만났던 인연이었고, 현지 먹거리, 선물과 맞바꿔진 돈이라 오랜만에 다시 보니 반갑기도 하다.
캐리어는 큰 거 3개였는데, 제일 좌측의 캐리어는 보유하고 있던 것이었고 나머지 두 개는 다른 가족에게서 빌려온 것이다. 공교롭게도 우리 가족 소유의 캐리어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인천 공항에서 다시 찾았을 때 깨진 부분이 확인이 되어 아시아나 항공을 통해 현장에서 좀 더 비싼 새 캐리어로 즉시 교환을 받았다. 수화물 처리 과정에서 캐리어에 문제가 생기면 항공사에 클레임 처리를 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8년 8월 9일 8시 14분. 역사적인 여행 출발을 기념하며 가족사진 한 컷을 남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번 여행이 얼마나 빡빡한 여행 일정이라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 채 12일 동안 유럽 주요국을 돌아본다는 생각만으로 마냥 뜰 떠 있었다.
여행 출발은 항상 설렘이 있다.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관문인 인천 공항에서 여행사 미팅이 있었고, 진짜 유럽 여행이 시작되었다. 아시아나 OZ 521편 LONDON 행 14:30분 비행기다. 약 11시간 이상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야 진짜 유럽을 만날 수 있다.
유럽으로 출발 (인천~런던 : 총 거리 9300Km, 비행고도 11,582m, 속도 774Km/s, 바깥 온도 -60℃)
출발한 지 11시간이 넘어서 드디어 영국의 하늘이 보였다. 하늘의 모습은 어디든 비슷하지만, 영국 상공 구름이라 생각하니 그 기분이 달랐다. 비행기 창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곳이 영국이라는 생각을 하니 유럽에 온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첫 여행지인 영국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고도를 낮추는 비행기 창 너머로 런던 공항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정녕 해리포터가 다니던 호그와트의 마법의 나라란 말인가? 어쩌면 호그와트 마법의 세계를 글로 옮겼던 나의 마음이 영국으로 이끌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영국 공항에 도착했다. 11시간 비행의 피곤함을 느낄 새도 없이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았다. 몇몇 일행들이 부스스한 얼굴로 여전히 개인 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짐을 다 찾고 난 뒤 일행들과 함께 공항 밖으로 이동했다. 여기가 정녕 영국이란 말인가?
버스를 타고 첫 숙소인 St. Giles Hotel로 이동했다. 방 배정을 받기 위해 호텔 로비에 피난민처럼 모여 있던 첫날밤의 처량한 모습이다. 첫 여행지인 영국 런던의 어느 조용한 마을 숙소에 짐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잠시의 짐 정리를 마치고 그냥 보내는 시간이 어찌나 아깝던지.
결국 둘이서 밤거리의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호텔 밖으로 다시 나왔다. 어떻게 생긴 동네일까 궁금했다. 늦은 밤이라서 그런지 동네에는 진짜 개미 새끼 한 마리를 찾을 수 없이 고요했다. 길거리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영화 속에서나 보던 그런 영국 느낌의 마을이었다.
한밤중의 영국 길거리 배회 뒤에 몰려드는 피곤함으로 이내 숙소로 되돌아왔다. 앞으로 어떤 유럽 여행이 펼쳐질지 기대감과 설렘 가득 안고 영국 런던에서의 첫날 깊은 꿈나라로 들어갔다.
(영국 런던에 도착한 드림맥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