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 궁전
영국 런던 템스강 일대를 돌아보고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이동을 위해 잠시 기다리는 동안 이층 버스가 또 지나간다. 이젠 새롭지 않은 빨간 이층 버스이지만 단 하루의 영국 관람 일정이라 사진은 틈날 때마다 남겼다. ^^;
거리 곳곳의 건물들은 현대적이지 않고 옛 건축 양식을 보존하고 있었다. 붉은 벽돌 건물들이 영국의 감성을 잘 살리고 있었다. 정갈한 느낌의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로 난 굽은 도로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었다. 가을에 롱 코트를 입고 비틀즈 노래를 들으며 걷는다면 제법 운치가 있을 것 같았다. ^^;
다음 행선지는 버킹엄 궁(Buckingham Palace)이다. 빅토리아 여왕부터 국왕들이 상주하고 있는 곳인데 관람객들이 어마어마했다. 근위병 교대식에 맞춰 미리 도착해서 버킹엄궁 주변을 둘러봤다. 우리나라 경복궁이나 청와대 같은 느낌인데 관람객들이 엄청났다. 버킹엄 궁을 관람하는 것인지 사람 구경하는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은 영국 런던에 있는 궁전이다. 1703년 버킹엄 공작 존 셰필드의 저택으로 세워져 1761년에 조지 3세에게 양도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증개축을 한 후 사저로 이용되다가,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식 때에 궁전으로 격상되어 이후 역대 군주들이 상주하였다. 영국 군주의 공식적인 사무실 및 주거지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현재 영국 왕실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출처:위키백과)
사냥개처럼 사나워 보이는 개가 맹렬히 짖지 시작했다. 분명 주인처럼 보이는 중년 여성에게 이빨까지 드러내고 성질을 부리고 있었다. 시간이 꽤나 지났는데도 사납게 짖고 있던 저 개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당시에 만에 하나 목줄을 놓치면 어찌 될까 공포스럽기도 했다. 사람이 느끼는 공포심이란 그 기억이 굉장히 오래 가나 보다. 지금 사진을 보는 이 순간에도 그 당시의 공포감이 다시 떠오른다.
구름이 잔뜩 낀 날씨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빗속에서 우산들이 하나둘씩 펴지기 시작했다. 영국 국기 모양의 우산이 눈에 띄었다. 파란색과 빨간색 국기 문양이 정갈하니 이뻤다. 여기가 영국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근위병 교대식 시간에 맞춰 도로변에 자리를 잡았다. 버킹엄 궁전 내부에서 교대 장면은 보지 못했고, 교대 후 거리 퍼레이드만 관람했다. 칼각과 절도 있는 동작을 잔뜩 기대했지만, 근엄하거나 멋지다는 느낌보다는 장난감 병정들이 아기자기하게 연주하며 걸어가는 듯한 느낌 정도였다.
곰털로 만들어진 귀여운 모자 때문인지 더 장난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취타대나 의장대 열병 같은 멋진 모습을 기대한다면 살짝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
잠시 버킹엄 궁전 근위대 행진하는 장면을 감상해 보자. 영상을 다시 보니 나름 오와 열이 맞고 연주에 맞춰 행진하는 걸 보니 연습을 제법 한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자꾸 근위병의 모자만 눈에 들어왔다. 장난감 병정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
비가 제법 내렸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런던은 레인코트를 연상케 하는 비의 도시였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여행의 운치를 더했다. 달리는 버스 창에 기대앉아 흘러내리는 창 밖 빗물 너머 풍경을 감상하며 점심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유럽 여행 첫 번째 점심 식사 시간이었다. 뭔가 살짝 아쉬운 듯한 식사였지만 배가 고파서 그런지 맛은 괜찮았다. 호화로운 여행이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유럽 여행 기간 전반적으로 식사는 살짝 부족한 듯한 느낌이었다. 패키지 여행의 단점이겠지만 유럽에서의 현지 먹거리는 특별한 기억이 남아 있지 않다. 단체 여행객들을 위한 정해진 식사 코스들이 아쉽기만 했다. 이것도 여행의 일부라면 일부일 것이다.
여행 기간 동안 또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숙소였다. 유럽에서 숙소에 대한 기대는 버리는 것이 필요했다. 비좁고 시설이 낙후된 곳이 많았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의 일반적인 호텔을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았다. 하긴 매일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숙소에 들어가면 거의 기절 수준이었으니 숙소가 딱히 좋을 필요가 없기는 했다.
10박 12일 6개국! 이런 여행 코스를 선택한다면 숙소와 식사에 대한 환상은 가급적 버리는 게 좋을 듯하다. 특히, 다음 여행국인 프랑스의 숙소는 최악이었다. 전체 프랑스의 숙소가 그렇다고는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여행 중 가장 끔찍했던 숙소는 프랑스 편에서 다시 다뤄 보겠다. ^^;
(2018년 감성 충전, 유럽 이야기 by 드림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