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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스푼 Dec 15. 2024

스미스티의 도쿄 로망,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고층 건물들이 늘어선 도쿄 시부야 한복판의 교차로. 신호가 바뀌면 차들이 일제히 멈추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인파가 동시에 길을 건너간다.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한 번은 봤을 법한 진풍경의 장소는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다. 계적으로 유명한 이 도쿄의 랜드마크에 마천루 하나가 우뚝 서 있다. 바로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다.


2019년에 오픈해 단숨에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는 지상 47층, 지하 1층으로 상업 시설과 고급 오피스 등이 있는 복합 시설이다. 꼭대기의 전망대인 시부야 스카이는 도쿄의 스카이라인과 풍광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다. 시부야 역과 직결되어 있어 접근성도 좋고, 많은 브랜드와 가게들이 입점해 있는 핫플레이스다.


바로 이곳에 스미스티가 도쿄 시부야점을 냈다.



(출처는 스미스티 일본 공식 홈페이지, https://smithtea.jp/pages/press-release241017)
(출처는 스미스티 본사의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DBkBnO2TkXg/?img_index=4&igsh=cWI3ZnM4bXp5ank2)


시부야점은 스미스티의 일본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스미스티의 TEAm은 시부야점의 개장에 2년 넘게 공들여 준비했고,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의 5주년을 기념하며 올해 10월 24일에 성대하게 오픈했다. 토어는 4층에 위치하며, 샵과 카페가 모두 있다.


시부야점의 컨셉은 '테이스팅 룸'이다.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양조나 와이너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직원들이 제품의 맛과 향, 배경 등을 자세히 알려주며 돕는다. 부야점은 스미스티의 첫 번째 국제 테이스팅 룸이기도 하다.


위의 사진들은 모두 시부야 테이스팅 룸이다. 샵에는 약 30가지 품종의 차들이 있으며, 모든 차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전문 직원이 고객의 니즈에 맞는 티 블렌드를 안내해준다.



(출처는 스미스티 일본 공식 홈페이지, https://smithtea.jp/pages/press-release241017)
(출처는 스미스티 본사의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DBkBnO2TkXg/?img_index=4&igsh=cWI3ZnM4bXp5ank2)



위의 사진들은 시부야 테이스팅 룸의 카페다. 도시의 번잡함을 잊고 안하게 티타임을 즐기며 힐링하는 공간이다. 30 종류의 티들을 모두 마실 수 있고, 차에 어울리게끔 페어링한 티푸드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차는 찻주전자에 담아내지 않고, 주문할 때마다 한 잔씩 정성스럽게 추출해 내온다고.



(출처는 스미스티 일본 공식 홈페이지, https://smithtea.jp/blogs/store/shibuya-tasting-room)


(출처는 스미스티 일본 공식 홈페이지, https://smithtea.jp/pages/press-release241017)


카페는 여러 메뉴가 있다. 스미스티의 기본 티 라인인 녹차, 홍차, 허브차와 시즌 리미티드 티도 맛볼 수 있다. 2종류의 티 라떼, 아이스티와 더불어 과일주스나 스파클링 워터처럼 티가 아닌 음료도 섬세하게 준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메뉴판 상단에 적혀있는 페어링 티 플라이트다. 녹차 라인, 홍차 라인, 허브차 라인에서 각각 엄선한 티와 스페셜한 티푸드인 쿠키 샌드위치를 페어링해서 시식하는 세트다. 녹차인 No.39 페즈와 드라이 토마토&올리브, 홍차인 No.55 로드 버가모트는 트러플&프로슈토, 허브차인 No.67 메도우는 카카오&대추야자와 페어링 되었다.



(출처는 스미스티 일본 공식 홈페이지, https://smithtea.jp/pages/press-release241017)


이곳 시부야 테이스팅 룸에서만 시음이 가능한 2종류의 티 라떼도 흥미롭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찻잎을 추출해서 우유와 함께 마시는 스페셜 라떼다. 위의 왼쪽 사진에서 왼쪽이 골든 라이트 라떼인데, 미스티의 프리미엄 티 라인들 중 하나인 웰니스 인의 No.54 골든 라이 넣어 만든 라떼다. 강황과 향신료로 인한 특유의 감칠맛과 우유가 잘 어우러진다고. 골든 라이트 라떼 옆에 있는 라떼는 블랙 라벤더 라떼다. 스미스티의 홍차 라인에 있는 No.14 블랙 라벤더 홍차로 만든 라떼다. 블랙 티에 프렌치 라벤더와 장미 꽃잎이 들어간 차라, 라떼도 화사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난다고 한다.  


티와 페어링해 먹을 수 있는 푸드도 마련되어 있다. 매일 아침마다 갓 구워내는 페이스트리 메뉴는 티의 맛을 돋보이기 위해 엄선한 빵들이다. bricolage는 프랑스어에서 DIY를 뜻하는데, 특별한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내겠다는 의미를 담은 메뉴들이다. 시나몬롤, 크로칸무슈 등이 있다.


Baked goods 메뉴는 아메리칸식 구움 과자류로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비건 제품이다. 브라우니, 파운드 케이크, 쿠키들을 판매한다.


 

(출처는 스미스티 일본 공식 홈페이지, https://smithtea.jp/pages/press-release241017)


스미스티는 시부야점의 인테리어와 다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Craft와 Creativity의 가치를 추구하기에, 티의 새로운 가능성과 표현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이에 더하여 우직하고 정직하게 세밀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장인 정신이 살아 숨쉬는 작품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위의 사진들 중 윗줄은 페어링 티 플라이트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제품들이다. 왼쪽부터 미국 미네소타의 목공 장인이 만든 플라이트 보드와, 일본 기후에서 150년에 걸쳐 대대로 백자토로 미노야키(일본에서 널리 쓰이는 도자기) 만들어온 업을 진 장인이 제작한 플라이트 컵이다. 사진에는 없지만 플라이트 플레이트도 컵과 동일한 장인이 만들었다.


아랫줄의 사진들은 시부야점 내부에 걸린 초롱과 월 아트다. 테이스팅 룸의 상징과도 같은 커다란 등은 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장인 가문의 9대가 그림을, 10대가 종이를 붙여 만들었다. 찻잎을 넣은 화지로 만든 월 아트는 300년 전통의 종이 공방에서 제작했는데, 이 공방은 원료인 나무의 재배부터 종이 제작까지 전부 직접한다. 초롱에 사용된 화지도 이 공방에서 제작했다. 스미스티 일본 공식 인스타그램에 찻잎을 넣어 화지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짧고 아름다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출처는 스미스티 본사의 공식 인스타그램, @smithteamaker)


이번 도쿄 신규 지점의 오픈을 기념하며, 스미스티는 일본의 아름다움과 풍미에 영감을 받아 3종류의 새로운 스페셜 티들을 선보였다. 시부야점의 개장을 축하하기 위해, 스미스티 본사는 오픈일이 있는 주의 주말 동안(10월 25일~27일) 카운트 다운 이벤트도 성대하게 열었다. 스미스티 본사가 위치한 포틀랜드의 테이스팅 룸들에서 도쿄 티 플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이 신규 티들을 시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도쿄에 연 새로운 테이스팅 룸에 대한 스미스티의 열정과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출처는 스미스티 본사의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mithtea.com/products/first-harvest-gyokuro)


첫 번째 티는 No.30 퍼스트 하베스트 교쿠로다.


교쿠로는 옥로차로도 불리는 일본의 최고급 녹차다. 햇차의 새싹이 올라올 무렵 차나무에 차광막을 씌워 햇빛을 차단한 채 20일 정도 재배하고, 그후 찻잎을 수확해서 만든다. 떫은 맛이 적고 부드러우며 강한 향이 특징이다. 그런 교쿠로를 단독으로 출시한 싱글 오리진 티가 바로 퍼스트 하베스트 교쿠로다.


퍼스트 하베스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의 봄을 상징하며 녹차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차이기도 하다. 스미스티 본사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현재 판매 중인 퍼스트 하베스트 교쿠로의 수확 날짜도 표기했는데, 올해 5월이라 한다. 싱글 오리진답게 유기농 교쿠로의 루즈 리프를 오로지 틴으로만 판매한다.


No.30은 이 차가 어디서 재배되는지에 대한 비밀이 숨겨진 숫자라고 한다. 퍼스트 하베스트 교쿠로의 원산지는 가고시마 현의 키리시마다. 키리시마는 북위 31도인데,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넘버링의 이유가 북위 30도 부근에 이 교쿠로를 재배하는 다원이 위치해서가 아닐까?




(출처는 스미스티 본사의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mithtea.com/products/garden-party)


두 번째 티는 No.68 가든 파티. 


퍼스트 하베스트에 이어 교쿠로가 들어간다. 일본산 유기농 교쿠로와 라벤더, 로즈마리, 세이지, 히솝, 카모마일 꽃잎이 들어가며 풍미를 선사하는 축제 같은 티라고 한다.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나른하게 정원에서 보내던 나날을 상기시켜줄 블렌딩이 될 거라고. 그래서 넘버링된 No.68도 친구들과 가든 파티를 하기에 완벽한 온도를 뜻한다.


가든 파티는 신선한 허브와 일본 요리의 탁월함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재료에 허브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레 이해가 되었다. 퍼스트 하베스트 교쿠로처럼 오직 틴으로 판매 중이다.



(출처는 스미스티 본사의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mithtea.com/products/tokyo-twilight)


마지막 No.428 도쿄 트와일라잇이다.


도쿄 트와일라잇은 도쿄의 새로운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의 매장과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본산을 잇는 브릿지로써 특별히 만들어졌다. 개인적으로 이는 비단 도쿄 트와일라잇 뿐만 아니라 앞선 퍼스트 하베스트 교쿠로와 가든 파티에도 해당되는 말 같았고, 그중에서도 대표격이 이 도쿄 트와일라잇으로 느껴졌다. 그러니 이번 편의 대미를 장식하는 화려한 피날레의 주인공으로도 적격인 티다.


앞선 두 티들처럼 교쿠로가 들어가지 않고, 대신 센차가 들어간다. 센차에 그린 루이보스, 으깬 향나무, 홀리 바질이라 불리는 툴시, 라벤더, 레몬 껍질이 들어가는 유니크한 블렌딩이다. 약간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 정오와 저녁 사이의 부드럽고 상냥한 시간에 즐기기를 권하는 티라고.


이 티는 도쿄 거리의 생동감과 평온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도쿄 트와일라잇이라 명명된 것 같다. 넘버 의미 깊은 동시에 유머러스한 센스가 돋보인다. 428을 일본어로 읽으면 발음이 시부야가 된다.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의 테이스팅 룸을 예우하는 뜻에서 이렇게 넘버링했다고 한다. 



(출처는 스미스티 본사의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mithtea.com/)
(출처는 스미스티 본사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DBJ97nhxHAC/?igsh=MXczcmNocHk0aHJxbg==)



스미스티가 정성과 심혈을 기울여 탄생한 시부야 테이스팅 룸. 하나하나 놓칠 수 없는 디테일과, 새롭게 출시한 3종류의 차들은 이목을 사로잡는다. 특히 도쿄 시부야에 오픈한 만큼 일본의 녹차들을 신규 런칭하고 독특한 블렌딩을 선보인 게 인상적이었다. 그야말로 스미스티가 내온 세 잔의 감미로운 도쿄 로망스가 아닐지.


시부야 테이스팅 룸처럼, 한국에서도 스미스티의 테이스팅 룸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다.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항구적인 오픈으로, 보다 가깝고 친밀하게 스미스티의 티들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아울러 도쿄 트와일라잇처럼 한국 지점과 본사의 가교가 되어줄 스페셜 티가 새로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기쁠까. 그러한 기대와 희망으로 글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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