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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해변

빛, 물, 바람, color

by 겨울꽃 김선혜

제주의 함덕해변은 이국적인 풍경이 돋보이는 장소로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와 야자수가 어우러져, 국내지만 해외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해변이다. 이곳은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해 있고 올레길 19코스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함덕을 2023년 여름에 처음 가 봤는데 올봄 여행 마지막 날 다시 이곳을 방문했었다.


이곳은 포토스팟이 여러 군데 있어서 괜찮은 사진을 남기기에 좋은 곳이다.

함덕해변 주변 길가 주차장에 차를 두고 잔디공원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야자수와 해변을 한 프레임에 잡아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그 지점에서 남기는 사진은 함덕의 이국적인 매력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2023년 여름은 함덕해변에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 비가 내렸었다. 내리는 비에 석양을 볼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물방울 맺힌 카페 안 유리창 앞에 앉아 창밖을 보면서 먹었던 접시 위 머핀이 없어지고 따뜻한 라떼가 담겼던 잔이 비워질 무렵(그리 길지 않은 시간) 감사하게도 비가 그쳐서 고대했었던 석양을 볼 수 있었다. 그 여름의 함덕은 습기찬 공기로 텁텁하기도 했지만, 푸릇한 야자수 덕에 꽤나 이국적이었으며 그날의 석양 역시 매우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함덕의 잔디공원에는 여러 사람이 앉아 있을 수 있는 긴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데 해변을 정면으로 보고 앉거나 서서 저녁 노을을 봤었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아름다운 광경을 담았고 석양빛이 희미해질 때까지 그 자리를 뜨지 못했다.


2025년 봄에 다시 방문했었던 함덕해변은 약 2년 전 그때 그 느낌대로 푸른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어린 아이 마냥 백사장에 신발이 살짝 잠겨도 마냥 좋았고, 미처 푸르지 못한 야자수가 살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전히 해변일대의 특유한 귀티가 눈과 마음을 즐겁게 했다. 때마침 강하게 불어주었던 제주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곳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은 해변을 등지고도, 해변 위 현무암 위에서도 연신 인생샷을 건지기에 열심이었고, 제주의 바람을 타고 저마다의 스토리를 담기에도 여념이 없었다.



두 번에 걸쳐서 담아온 함덕의 color는 여전히 내 마음 속에서 빛나고 있고 빛을 받아 반짝이던 에메랄드빛 바다와 제주바람은 비움보다 채워짐이 되어 눈과 마음에 남아있다.


가끔은 사진으로 다시 보고 기억하기도 한다. ‘제주도의 푸른밤’ 노래를 함께 떠 올리면서…



2023년 여름의 함덕해변, photo by Seonhye


2025년 봄의 함덕해변, photo by Seonhye


2025년 봄의 함덕해변, photo by Seon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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