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진 않지만
이곳은 올봄 제주 여행 첫날, 공항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제주도립미술관을 들른 뒤 다음 일정으로 방문했었던 곳이다. '삼성혈'은 제주시 삼성로에 위치해 있으며 벚꽃성지로 알려져 있다. 이날은 먼저 들렀던 제주도립미술관 뒤뜰에 있던 벚꽃나무 한그루에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이곳에도 벚꽃이 피어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방문했었는데 내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던 날이었다. 하지만 나무그늘이 드리워져있던 산책길이 제법 괜찮아서 걸으면서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산책길의 끝에 있었던 전시관을 관람하면서 '제주의 시작‘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삼성혈은 제주시 삼성로에 위치되어 있는 유적지이자 사적지이며 제주의 신화가 탄생한 곳이다.
신화탄생의 배경은 이러하다. 아주 오래전에 이곳에서 사람이 아닌 삼신(三神)이 땅 속 구멍에서 솟아났다. (삼성혈 내에는 성지화되어있는 세 개의 구멍이 보존되고 있다.)
삼신은 탄생하고 나서부터 수렵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날, 온평리 바닷가에 떠밀려 온 나무궤짝을 발견하게 된다. 그 안에는 벽랑국의 세 공주가 있었다. 삼신은 각자 맘에 드는 공주와 짝을 지어 배필로 맞아들인다. 공주들은 가축과 오곡씨앗을 가져왔는데 그로 인해 농경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정착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삼신은 활을 쏘아 정착할 땅을 나누고 각자의 뿌리를 내리게 되었으며 이는 제주의 고, 양, 부 성의 시작이 된다.
이곳이 성역화된 것은 중종 때 제주목사 이수동이 혈(穴, 구멍) 북쪽에 홍문(紅門), 혈비(穴碑)를 세우고 돌담을 쌓아 성지화한 이후부터이다.
이수동은 고, 양, 부 후손들에게 제사를 지내게 했고 그 제사가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삼성혈은 벚꽃이 피어있지 않은 계절에도 한 번쯤은 방문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장소이다. 특히 제주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주도의 처음이자 시작을 알게 된 후부터는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친근감보다 마음적으로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기약할 순 없지만, 이곳을 벚꽃이 필 무렵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이왕이면 눈에 좋게 담아서 기억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삼성혈 역사에 관한 부분은 네이버 지식백과를 일부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