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참 어렵다. 아무것도 모를 때에는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서 어렵고, 조금 알게 되었을 때는 내 글이 아닌 것만 같아서 어렵고, 계속해서 쓰려고 하니 무엇을 써야 할지 어렵다. 글을 쓰다가 막힐 때면 지금의 나를 좀 더 돌아보려고 애썼다. 오늘 나에게 있었던 일,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인터넷으로 수첩을 주문했는데 사은품으로 ‘쓰는 사람’이라고 적혀 있는 스티커를 받았다. 그 스티커가 마음에 들어 노트북과 자주 쓰는 볼펜에 붙였는데 아이가 스티커가 붙어 있는 볼펜을 쓸 때마다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툴툴거렸다. 스티커가 있어서 볼펜을 잡기 불편한 건 줄 알았는데 아이는 “이거 쓰면 어떻게 되는 건데?”냐며 따지듯이 물어서 의아했다.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붙인 그 스티커가 쓰면 안 된다고 붙여 놓은 줄 오해한 모양이었다. 글을 쓰면서 좋은 건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하루하루를 다르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냥 두었다면 잊혔을 평범한 날들을 다시 곱씹으며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명상하듯 자신에게 집중한다. 훌훌 털 듯 써 내려간 글이 다소 부끄럽지만, 마음은 한껏 가벼워졌다. 아이에게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선언한 만큼 올해도 쓰는 사람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야겠다. 나의 말로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