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알래스카까지

내가 어디에 살든, 삶은 선물입니다

by voyager 은애


알래스카에서의 삶은, 내 생애 정말 특별한 시간이다.


스무 살까지 발 딛고 살았던 한국...

그리고 스물한 살부터 다녔던 인도, 스리랑카, 네팔, 방글라데시, 부탄, 중국, 필리핀, 미국 등…

그중에서도 '인도의 눈물'이라고 불리는 스리랑카에서의 1년

나에게 정말 잊을 수 없는 보석과 같은 시간들이었다.






처음 인도에 갔을 때 그 느낌, 냄새를 잊을 수가 없다.


공항에 내리는 순간,

턱턱 박히는 숨, 찌는 듯한 더위, 특유의 냄새, 벌떼처럼 몰려드는 아이들...

릭샤, 소, 사람 모든 것이 뒤엉켜 엉망인 도로

그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차들

그렇게 내 생애 처음으로 인도땅을 밟았다.


인도에서의 시간은 재미도 있었지만 힘든 일도 많았다.

집집마다 모신 칼리 신전,

꼭 개집처럼 보이는 공간 안에서 뻘건 불빛이 뿜어져 나오는 풍경.

별로 자세히 보고 싶지 않았다. 정신이 사나웠다.


오른손으로 카레를 먹고, 왼손으론 뒷일을 처리한다.

처음엔 연습이 필요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졌다.

다행히 카레가 맛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게 나는 인도를 점점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인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곤 사람들에게 말했다.

인도는 정말 매력적인 땅이라고...



India




그렇게 세월이 흘러

지금 나는 인도가 아닌 알래스카에 와 있다.

찌는 듯한 더위에 익숙했던 내가

에스키모를 연상케 하는 알래스카에 와 있다니...


인생은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여행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누군가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내 인생을 향한 그다음 스텝이 이곳이었나 보다.


언제부턴가 나는 성경에서 이 구절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분은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셔서, 온 땅 위에 살게 하셨으며

그들이 살 시기와 거주할 지역의 경계를 정해 놓으셨습니다."


And he made from one man every nation of mankind to live on all the face of the earth,

having determined allotted periods and the boundaries of their dwelling place."

Acts 17:26


한 번도 알래스카에서 살 거라고 계획한 적은 없지만, 각 사람을 향한 인생의 아름다운 계획을 갖고 계신 그분이 내가 어디에 살지, 그 살 시기와 거주할 지역의 경계를 정해 놓으셨다는 것이 어느 순간 점점 더 내 마음에 깊은 감사로 다가오게 되었다.




20,30대 시절, 내가 방문했던 여러 나라에서 만난 사람들, 그곳에서 겪었던 재밌는 에피소드, 스릴 넘쳤던 여행의 순간들, 그 속에서 배우고 느꼈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아주 희미한 기억이 되어버렸다.

그때 글로 남겨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알래스카에서의 삶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내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많은 이들에게 나누고 싶었다


'The Last Frontier'라는 별명답게, 알래스카 곳곳에는 혹독한 날씨와 외로움 속에서

자신의 삶을 꿋꿋이 이어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못다 한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쯤에서 브런치북 <알래스카로 초대합니다>는 마무리하려 한다.


지금까지 이 이야기들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알래스카를 함께 여행한 기분이 들었다면

그리고 알래스카를 경험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기쁠 것 같다.


알래스카 주화, 물망초
알래스카 노을



이제는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앞으로 내가 어디에서 살아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이 작은 기록들이 누군가에게 소중한 나눔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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