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내 눈앞에는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었다
아주 캄캄한밤 같은 어둠
그렇게 혼자 외로이
이 어둠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는 그런 외로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따스한 손길이 내 몸에 와닿았다
그 손길 속에 나는 힘을 얻었고
점차 성장하여 끝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세상밖으로 나와 모든 게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세상엔 따스한 햇빛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내가 떠내려갈 정도로 비가 오기도 하였고
말라비틀어질 정도로 햇빛이 강한 날도 있었으며
하얀 눈이 내려 숨이 막힐 정도로 내 몸을 뒤덮는 날도 있었다
그때마다 나에게 힘을 내라며 따스한 손길이 하나둘씩 찾아왔다
나는 그들에게 언어를 배우고 영양분을 받으며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나아갔다
이제는 나도 한 그룹의 어엿한 일원이 되었다
웬만한 날씨에는 마음의 상처도 외상도 입지 않으며
누군가에게 그늘이 되어 줄 정도로 멋지게 성장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뿌리가 뽑혀나갈 정도로
강한 태풍이 찾아왔다
버티고 버티다 너무 힘들어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그만 힘을 빼고 누워서 쉴까...'
그러자 바람이 내게 속삭였다
" 그래 좋은 생각이야 힘들게 버텨도 소용없어
이번 태풍이 끝났다 해도 난 또다시 널 찾아올 거야
그러니 이제 그만 포기하고 누워서 쉬어 "
" 그래야겠어... 바람아, 날 쓰러트려 줘.. "
그리곤 눈을 감아 바람에 내 몸을 맡겼다
어디선가 갑자기 희미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포기하지 마.."
깜짝 놀라 두 눈을 번쩍 떴다
강한 태풍 사이로 나와 같이 흔들리고 있던 수많은 나무들
그 나무들이 바람에 지지 말라며
자신의 뿌리로 나의 뿌리를 꼬옥 잡아주었다
내 이름은 참나무 이다
대한민국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이제는 내 열매로 작은 새싹을 만들기도 하고
작은 새싹들에게 영양분을 주기 위해
내 뿌리로 그들의 손을 꼬옥 잡아주기도 하며
작은 동물들의 쉼터가 되어주기도 한다
나는 그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그들과 함께 다음에 올 태풍에도 이겨낼 것이다
내 이름은 참나무. 사람들이 날 소중하게 생각해줬으면 한다
-당신에게 좋은일이 생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