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참을 뛰어갔다
목표를 향해 한없이 뛰고 또 뛰었다
내 이마와 뒷목을 흐르는 땀방울과 함께
여기서 멈추면 안 될 것 같은 무언가의 강박 속에
터질 것 같던 나의 발은 멈추지 않고
터질 것 같던 나의 폐를 애써 외면하며
숨을 헐떡이며 목표를 향해 달리고 달렸다
뛰어가고 있을 땐 몰랐다
내가 지나온 길에 향 내음과 내 주위 사람들
그리고 그 속의 풍경을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굳이 뛰어가지 않고 걸어가도 괜찮다란 생각을 했다
빠르게 가는 것도 좋지만 천천히 가도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도착만 한다면
느리게 가도 괜찮다 생각했다
그래서 난 걷고 또 걸었다
이제는 내가 지나온 길에 냄새와
주위 사람들 그리고 풍경을 기억한다
하지만 내가 정한 목표가 내 시야에서
좀처럼 가까워지려고 하질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걷고 있을 땐 몰랐다
내 발 밑에 피어난 꽃들과
그 자리를 지나가고 있는 개미
그리고 내가 여태껏 지나왔던 길.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나를 향해 웃고 있는 수많은 얼굴이 보였다
그 얼굴 속엔 이젠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운 얼굴도
선명하진 않지만 흐릿하게 그리고 뚜렷하게
그들을 향해 나도 한없이 밝은 얼굴로
웃어 보였다
그리운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있었다는 증거이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있었다는 건
내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뜻입니다
내 삶 속을 뛰어가고 괜찮고
걸어가도 괜찮고 때론 멈춰서도 괜찮습니다
뒤를 돌아보았을 때
나를 향해 웃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향해
웃는 얼굴이 아닌 슬픈 얼굴로 그들을 바라봐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고,
앞으로 더욱 행복해질 것이며
그럴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기에
저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