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 순간부터
5분에 한 번씩은 그 테이블을 스치듯 본 것 같다
먼산을 바라보는 척하면서
몸은 다른 쪽을 향하면서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치는 순간엔 재빨리
친구들을 바라보며 안 본 척을 했다
분명히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에 가득 찬 도혁이었지만
막상 실제로 그 상황이 벌어지니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혼자서 얼마나 많은 가상의 상황을 연습했던가
토요일이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그렇게 도혁은 다짐을 하고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친구들에게 외쳤다
" 나 말 걸고 올게! "
그렇게 뚜벅뚜벅 그녀들의 테이블로 향했다
테이블로 점 점 가까워지자
도혁의 심장 또한 터져버릴 것같이 빨리 뛰었다
정신이 멍해지고 무슨 말로 처음에 인사를 건넬지
혼자서 수없이 연습했던 인사말조차 기억이 나질 않고
혹시 그녀가 거절하진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붉어져
그 감정은 뱀이 똬리를 튼 것처럼 도혁의 몸을 휘감았다
어느 순간 당당했던 걸음걸이가 "툭.." 멈춰버렸다
도혁은 그 순간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는 것보다
이성에게 당당히 가서 말을 거는게 더 힘들다고 느꼈다
정신이 멍~ 해지고 앞은 캄캄했다
그렇게 뒤를 돌아 도망가듯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리에 다시 돌아와 보니 친구들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
" 뭐야~~~ 왜 화장실로 도망가 ㅋㅋ"
" 못하겠어..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아 "
친구들의 실망한 눈빛과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
그리고 침묵...
그 침묵을 깨고 도혁이 얘기했다
" 오늘은 처음이니까 그냥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자! "
" 그래! 춤이나 추자 "
그 순간 댄스타임이 시작되었고
도혁은 친구들과 함께 스테이지로 나갔다
말도 안 되는 막춤을 추며 깔깔깔 웃고 있었는데
그 테이블의 여성분들이 스테이지로 나오는 게 아닌가!?
처음엔 긴장되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막춤을 계속 추다 보니
긴장감도 사라지고 흥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막춤을 추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그녀들이 점 점 우리가 춤추는 공간으로 다가왔다
' 어..? 이게 뭐지?! '
' 자리가 이렇게 넓은데 왜 점점 까까워 지는 거지!? '
어느 순간 그녀들이 바로 옆까지 다가왔고
강하진 않지만 약하지도 않게 그녀와 몸이 닿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