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한 적이 있나요? ( 7 )
연락처 좀 주시겠어요?
그녀의 답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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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
그녀의 대답은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 대답을 말로 한 것도 아니다
자신의 진심을 담은 손짓을 도혁에게 보여줬다
" X "
너무나 시원한 그녀의 답변에 도혁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뭐람...?'
멋쩍은 웃음과 함께 손은 자연스레 머리를 긁적이며
"아... 네 알겠습니다"
도혁이 그 자리에 앉은 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그 자리에서 쫓겨나듯 일어섰다
자신의 테이블로 향하던 도혁의 머릿속엔
한번 용기 내서 말해보니 말 거는 게 생각보다 쉽다는 생각과
아쉬움이 맴돌았다
"뭐야 어떻게 됐어 왜 이렇게 빨리 와"
친구들이 물었다
"까였어..."
친구들과 얘기하는 도중에도 시선은 그녀에게 향했지만
그녀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참으로 잘 놀았다
다른 남성이 그녀의 테이블로 향했다
나와는 다르게 그 남성과는 웃으며 얘기를 하는 것 같았고
도혁은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었지만
그 남성도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를 비웠다
정말 오랜만에 도혁의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긴장해서 느끼는 두근거림이 아닌
무언가 성취하고자 갈망하는 설레는 두근거림
다시금 일어서서 그녀의 테이블로 향했다
앉는 순간 그녀가 귀찮다는 듯이 도혁에게 말했다
"저 이런 곳에서 전화번호 주기 싫어요"
명확하게 그리고 아주 당돌하는 말하는 그녀였다
당혹스러웠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도혁이 답하였다
" 아니요 안주가 맛있을 것 같아서 맥주 한잔만 같이 마셔도 될까요? "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가고 싶었다
그녀는 맥주 한잔이라는 말에 빨리 마시고 가라는 표정으로
도혁에게 맥주를 따라주었다
맥주를 받아 들곤 도혁이 질문을 이어갔다
" 연락처를 안 주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
" 그냥 이런 곳에 선 싫어서요 "
" 아는 사이여도 괜찮은데 안될까요? "
" 싫어요 "
" 네.. "
세상에 이런 적막함이 어디 또 있을까
분명 이곳은 시끄러울 정도로 노래가 크게 나오는
감성주점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와 도혁의 분위기는
아주 답답한 독서실 같은 분위기였다
" 재미있게 노세요 "
한마디를 건네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것이 2번째 실패다
친구들이 있는 테이블로 돌아와 다시 작전을 짰다
' 이번엔 조금 가볍게 가봐야겠어 '
친구들과 스테이지로 나갔다
그 어느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놀았다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이면 호감을 얻지 않을까란
작은 희망을 갖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신나게 놀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길
자연스럽게 그녀의 테이블로 앉으며 얘기했다
" 연락처 좀 받을 수 있을까요? "
" X "
" 네!"
이번에도 말 대신 손으로 거절의사를 표현한 그녀지만
웃으며 당당히 네 하고 대답하니
그녀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흘러나왔다
그리곤 마지막을 기약했다
' 이번에 마지막으로 가서 한번 더 연락처를 달라해야지 '
이번에도 실패하면 끝이라는 마음으로
도혁은 마음의 준비를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이상형을 만나 첫눈에 반했고
태어나 처음으로 누구의 도움 없이 말을 건넸으며
태어나 처음으로 연속 3번의 거절을 당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기회를 엿봤다
그러는 순간 그녀가 집에 갈 것같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도혁은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다시 향했다
" 저기 진짜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
연락처 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
이번에도 그녀는 대답을 하지 않고 손짓으로 얘기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짓은 이전과는 다르게 "X"가 아닌
핸드폰을 달라는 듯 도혁에게 손을 뻗었다
누구보다 빠르게 도혁은 그녀에게 핸드폰을 건넸고
그녀는 자신의 번호를 적어 도혁에게 건네주고
아무런 인사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멀뚱히 혼자 서있는 도혁
그 남성의 손에 쥔 핸드폰
그리고 핸드폰 속 그녀의 전화번호
" 성공이다.... 성공!!!! "
너무나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