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완 3시간전

노트 한 권이 끝났다

프로 퇴사러

회사를 그만뒀다.

취직하면서 퇴사를 고민할 기준점을 몇 가지 정해뒀었는데, 그중 둘이 '업무노트를 끝까지 쓰면' 그리고 '수습기간이 끝나면'이었다. 수습기간이 끝나기 직전, 업무노트 한 권을 다 쓰고 퇴사를 결정했다.

친구는 나에게 회사 보는 눈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내가 맡은 직무는 마케터였는데, 업무 범위가 넓었다.

콘텐츠 마케팅, 데이터 분석, 영상편집은 기본이고, 외주업체 관리와 CS까지 해야했다. 전임자가 없어서 일의 체계를 전부 바닥부터 만들어야 했고, 관리자는 관여는 많고 실무 상황은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문득 이렇게 할 거면 그냥 내가 내 일을 하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만...그런 것들은 차치하고서 말이다.


원래 올해는 취직을 안 하기로 했었는데, 그 결심을 이어가기로 했다. 창업을 준비해볼 생각이다.

집필 중인 책이 하나 있고, 구상 중인 프로젝트도 하나 있고, 브랜드 콘셉트도 정했다.

남편은 최소 두 달 동안은 어떤 돈벌이도 생각하지 말고 글만 써보라고 했다.

나는 벌써부터 불안하지만 그냥 참고 글만 써보기로 했다. 글을 써서 책을 내보기로. 책을 내면서 사업자를 내보기로. 사업자를 내면서 돈을 벌어보기로. 나를 최대한 써먹어보기로.


처음에 이 연재를 시작할 때 키울 바구니를 정하면 균형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었는데, 일단 어떤 바구니를 키울지는 정했다. 글 바구니를 키울 거다. 더 많은 달걀을 담을 거고, 다른 모든 바구니들은 당분간 글 바구니를 위해 존재할 거다. 이제 어떻게 될지는 모르갰다. 그냥 내가 뭐가 되든 됐으면 좋겠다.


요 몇 주간 바쁘고 정신없다는 핑계로 종종 글을 빼먹었는데, 앞으로는 짧게라도 근황을 남기려고 한다.

기록이 자산이니까.

이전 15화 그들은 어떻게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