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댓글 속 직장맘들은 쉽게 인정하지 못하셨다. 자기 주변에는 노는 사람이 없단다. 거의 다 직장맘이란다.
하지만 전업맘인 내 주변에는 거의 다가 전업맘들이다.
활동 시간대와 활동영역이 달라서 그런가 보다.
가끔 알바를 하는 지금은 나를 소개할 때 어떤 때는직장맘이었다가 어떤 때는 전업맘이 된다.
직장맘이라고 하기에는 하루에 몇 시간 일하질 않아서 왠지 미안하고 전업맘이라고 하기에는 그래도 일을 하러 나가기는 한다.
그런데 왜 그런 마음이 들게 된 걸까?
언제부터 전업맘이라면 일하지 않고 노는 사람이 되었을까? 집에서 마냥 노는 것만은 아닌데 왜 이리 움츠려 들고 사회적 박탈감이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다.
지인 중에 직장맘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때 아이 친구 엄마로 만난 그분은 항상 나에게 고마워했다. 엄마들 모임에 끼워줘서, 동네 친구들을 소개해주어서, 학원 등의 정보를 알려줘서, 주말에 자기랑 놀아줘서,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왜 그런 것이 고마운 일이 된 건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크고 시간이 여유로워지고 학원비가 올라가고 사춘기 아이들과 다투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주변에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전업맘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수십 장의 이력서를 쓰고 수십 번의 면접을 봐도 경력단절을 극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몇몇의 전문직이 아니라면 그나마 취업을 해도 이전보다 훨씬 못한 급여와 긴 근무시간을 수용해야 하며 언제든지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뛰어갈 수 있는 조건을 감사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육아를 하는 엄마들에게 9시-6시의 근무시간은 여전히 버겁고 두렵기만 하다. 점심은 급식을 먹고 온다지만 아이들의 저녁은 되도록이면 챙겨주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6시 퇴근해서 오면 아이들은 혼자 저녁을 간단히 챙겨 먹거나 밖에서 사 먹고 학원을 가고 없다. 밖의 음식이 내 음식보다 영양가 있고 더 맛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교 후 잠시 보는 저녁시간에 간식도 챙겨주고 싶고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회사 갔다가 후다닥 집안일하고 자고 또 회사 가는 팍팍한 일상이 사람의 진을 빼고 축나게 하는 것 같아서 싫다.그래서 가끔은 그렇게 생활하는 남편이 안쓰럽다가도 그렇다고 내가 맞벌이를 하면 저 사람은 집안일을 얼마나 도와줄까?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하다.물론 전업맘인 지금의 남편도 집안일을 도와준다. 하지만 도와준다. 자기 일이기도 할 텐데 자기 일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 밥을 챙기는 일은 엄마의 일이다. 엄마가 자고 있으면 깨어있는 아빠가 하면 되는 일을 나를 깨움으로써 해결한다.
전업의 시간 없이 처음부터 맞벌이였다면 달라졌을까? 아니면 아직 우리 세대는 밖의 일은 남자가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전업맘이든 직장맘이든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고아이들에게 마음의 빚을 가지게 된다.
남자들은 어떨까? 요즘은 전업 아빠, 육아 휴직 중인 아빠 등도 많이 계시던데 그분들의 마음은 어떤지 궁금하다.
집안일은 엄마의 일이 아니고 아빠의 일도 아니다. 가족이 모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그 사실을 제발 잊지 말고 스스로의 방정리라도 해라.
"내 방이 어때서? 이 정도면 깨끗하지 않아? 그럼 내 방은 정리하지 마."
너의 집이 아니라 내 집이다. 얻어 살면 최소한의 내 기준에는 맞춰줘라. 방을 쓰레기통으로 만들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