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키장 예전보다 한가함.
크리스마스에 스키장에 갔다.
해마다 2번 정도는 지인들과 스키장을 간다. 하지만 난 언제나 커피숍 붙박이다. 친정엄마가 스키장 사진마다 왜 너는 없냐고 물어보셨다. 난 그다지 재미가 없어서라고 대답했지만 나라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내 인생에서 스키장은 눈썰매 1번, 보드 1번, 스키 1번, 곤돌라 1번이 다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같이 배워볼까도 했지만, 아이들 강습에 리프트, 장비 대여를 하고 먹고 오면 1번 다녀올 때마다 100만 원이 훌쩍 사라졌다.
타는 법을 혼자 터득한 남편과 달리 나는 강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운동신경이라 나까지 강습을 하기엔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었다. 더욱이 나의 운동실력으론 절대 1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남편한테 배우는 일은 부부사이에는 절대 하면 안 되는 일 중 하나이다. 만약 무료강습이 있었다면 절대 도전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같이 커피를 마시며 기다려줄 다른 엄마들도 있었고 비용과 노력대비 나의 낮은 흥미도와 다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합쳐져 결국 주저앉고야 말았다.
아이들과 남편이 스키를 즐길 때마다 지금이라도 나도 한번 해볼까? 싶다가도 이제 와서 몇 번을 타겠다고.. 하며 포기하게 된다. 이제 곧 하고 싶어도 진짜 못하게 될 나이가 다가와서 조금의 아쉬움이라도 남기지 말아볼까 싶다가도 같이 스키 타던 엄마들도 슬슬 체력이 딸려 못 타겠다고 함께 커피숍을 즐기고 있어서 아마도 이대로 못 타지 싶다.
아쉬우면서도 아쉽지 않은 것을 보면 내가 절실하지 않은 거겠지? 그게 어디 스키뿐인가? 여름엔 서핑도 세 명이서 하고 워터파크 가도 세 명이서 사라지고 놀이동산에 가서도 세 명이 없어진다. 그래서 한편으론 솔직히 편하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들이 나보고 같이 놀자고 놀아달라고 하는 건 생각만 해도 힘이 쭉쭉 빠져서 힘이 든다. 이럴 땐 남편이 노는 걸 좋아해서 한없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딜 가든지 "아빠 따라가. 아빠한테 해달라고 해."를 시전 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외출 시에는 남편을 데리고 가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 덕에 딸아이 둘이 아빠와 사이가 좋으니 남편한테도 복 된 일이 아닌가?
그래, 같은 성씨 3명이서 이대로 계속 사이좋게 지내렴. 나 좀 편하게.. 그럼에도 불구하면 3명이서 가도 될 텐데 꼭 어딜 가면 나를 앞장 세운다. 놀러는 가면서 찾아보고 예약하고 하는 건 귀찮다 이거지? 이 게으른 같은 성씨 3명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