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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마지막 객기

140회 졸업식이란다.

by 지니운랑 Mar 07. 2025

친구 아들내미 중학교 졸업식에 참여했다.

강당에 남자아이들만 모여서 3년 동안의 추억 사진을 보고 있자니

딸만 둘인 나는 아들도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은 아들만의 매력이 있고 딸 역시 만이 가지는 매력이 있다.

둘 다 가지고 싶은 건 엄마의 욕심인가 보다.


중학교 졸업식도 아이들이 부쩍 큰 느낌인데

나중에 고등학교 졸업식에 가면 학창 시절의 마지막이란 느낌에 더 아쉬운 느낌이 들 것만 같다.

졸업식을 보고 있자니 나의 학창 시절 졸업식이 생각이 났다.


나의 중학교 졸업식날은 우리 집 이삿날이었다.

등교는 옛집에서 하고 하교는 새집으로 했다.

그래서 부모님이 참석을 못하셨다. 그래도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마치고 같이 밥도 먹고 지인에게 꽃다발도 받아서 전혀 외롭지 않았다.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식날에는 부모님께 먼저 오지 말라고 말했었다. 어차피 잠시 갔다가 사진 찍고 친구들이랑 밥 먹고 집으로 올 거였다.


나는 왜 졸업식날 부모님께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렸던 걸까?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그만큼 사소한 이유였것 같다.

마치고 친구들과 놀러 가고 싶어서? 와서 잠시 있다가 가셔야 할 걸 굳이 차 타고 애써 오실 필요가 있을까? 하는 효심에서? 아니면 망쳤던 대학입시 때문에?

그 당시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은 부모님의 마음은 어땠을까?

어쩌면 서운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의 나 아이들이 "엄마, 졸업식에 오지 마세요. 안 오셔도 돼요."라고 한다면 무척 많이 서운할 것 같다.

평소 부모님의 성향을 생각하면 오지 말라고 해도 오셨을 것 같은데 왠 안 오셨던 걸까? 혹시 딸아이가 오지 말라고 해서 못 오셨던 걸까? 아니면 오시고도 말씀을 안 하셨던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부모님도 기억을 못 하실 정도로 사소한 일이었을까? 부디 서운한 기억도 나지 않는 그런 일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졸업식날 등교를 하고도

강당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고 교실에 있었던 건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때 그 시절 나의 학창 시절의 마지막 객기였다.


나름 말 잘 듣는 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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